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신간] 판데믹 히스토리·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판데믹 히스토리 = 장항석 지음.

인류 문명에 영향을 끼친 질병의 역사를 개괄한다.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선사시대, 고대, 중세, 르네상스,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남아 번성해온 세균과 바이러스를 추적한다.

연세대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인 저자는 인류 역사를 감염과 내성의 변증법적 역사로 파악한다.

"질병은 지극히 개인적이거나 생물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질병은 늘 인류의 주변, 보이지 않는 그림자 속에 숨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과연 질병이야말로 인류 문명의 숨은 지배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판데믹(Pandemic)은 전염병의 대유행을 뜻한다.

시대의창 펴냄. 408쪽. 1만8천500원.

▲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 김보통 지음.

주목받는 웹툰 작가 김보통의 두 번째 산문집.

평범하면서도 특별했던, '대체로 우습고, 때때로 찡한' 저자의 어린 시절과 성장기를 개성 있는 삽화와 함께 스물다섯 편의 이야기에 담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땐 수업 중 앉은 자리에서 오줌도 싸고 똥도 싼 탓에 교탁 옆에 격리됐고, 고3 때는 반 정원 61명 중 58등을 달렸는데 주로 평행봉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은 시대의 흐름 때문이건, 필연적인 과정의 결과이건 '이쯤에서 퇴장하겠습니다'라는 작별 인사도 전하지 못한 채 사라져야 했던 것들에게 보내는 뒤늦은 인사입니다."

한겨레출판 펴냄. 200쪽. 1만3천원.


▲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어느새 도심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리를 잡은 길고양이들과 함께 불편하지 않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마추어 캣맘·캣대디(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을 위해 밥주기, 입양, TNR, 분쟁 대처법, 톡스플라즈마 등 길고양이에 관해 알아야 할 사항들의 상세한 매뉴얼을 담았다.

TNR은 포획(Trap)-중성화·불임수술(Neuter)-방사(Return)를 뜻하는 국제 공용어다. 살처분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없이 늘어나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도적인 대처법으로 권장된다.

고양이와 여행에 관한 글을 주로 써온 저자는 TNR은 사후 관리가 핵심이라고 일러준다. 중성화로 인해 야생성이 줄어든 길고양이에게 사료와 물을 정기적으로 공급해줌으로써 자기 영역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북폴리오 펴냄. 272쪽 1만3천원.

▲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 김태형 지음.

최근 들어 한국 사회에서 유행처럼 확산되는 자존감 증진 운동의 허실을 진단하며 올바른 자존감 회복의 길을 조언한다.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으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해온 저자는 자존감을 자신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욕구의 실현 정도를 직접 반영하는 심리라고 정의한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면서 칭찬하라는 식의 그럴싸한 조언이 많지만, 이는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자존감은 객관적인 근거와 경험에서 비롯된 자기개념과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자기평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건강한 진짜 자존감을 복원하고 유지하는 데는 타인으로부터의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한 조건으로는 타인과의 연대, 건강한 소속집단을 제시한다.

갈매나무 펴냄. 240쪽. 1만4천원.

abullapia@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