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사업자 반발… 소송 조짐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후순위 사업자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법정분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롯데의 우회입찰 의혹 속에 소송까지 진행되면 사업이 또다시 지연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지난달 27일 유성복합터미널 우선협상대상자로 ㈜하주실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평가위원회가 하주실업이 제출한 사업계획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있다며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하주실업의 사업계획에는 교보증권(재무적투자)과 동부건설·태경건설(시공) 등 기업이 함께 참여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입점의향기업이 롯데쇼핑과 롯데시네마, 롯데하이마트로 사실상 롯데가 주축이되는 셈이 됐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직후 지역사회는 지난번 사업포기로 무산사태의 큰 책임이 있는 롯데가 다시 참여하는 방식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비난하고 있다. 문제는 후순위 사업자로 선정된 ㈜케이피아이에이치가 이번 결과를 놓고 롯데의 우회입찰이 의심된다며 결과를 바로 잡기 위한 소송전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하주실업은 실적이 전무하며 공동 참여한 기업은 3차 공모에서 선정됐지만 사업을 포기한 롯데”라며 “공정한 심사가 됐는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하주실업을 통한 롯데의 우회입찰이 강하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공모한 유성복합터미널 4차 입찰공모 결과에 대해 공정한 심사가 이뤄졌는지 평가 정보공개를 요청할 것이며 법률적 검토를 거쳐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케이피아이에이치는 조만간 평가 정보공개 자료를 확보해 검토하고 소송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에 주민들은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또다시 소송전에 휘말려 지연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거 롯데컨소시엄이 사업을 포기한 주요 원인도 당시 후순위 사업자와의 소송으로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전도시공사는 현재 후순위사업자의 반발은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며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과거 소송은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약체결 기간을 연장하면서 빌미를 제공한 면이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소송을 진행해도 토지보상과 기반시설 등에 대한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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