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테마·교육시설 등 태부족, 키즈카페 북적 … 타 지역 원정도
인프라 확대 행정적 관심 필요

▲ 청주시가 가족문화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추진중인 '청주 어린이 복합문화 체험관' 리모델링 현장 모습.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에 거주하는 최모(39)씨는 모처럼 찾아온 3일간의 연말연휴가 그다지 달갑지 않다. 겨울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6살 배기 딸과 땀흘리며 놀아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지역 내에서 갈만한 장소를 고르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청주시가 방학기간 아이들을 위한 실외스케이트장과 썰매장을 만들어 놨지만 이 역시도 사람들로 넘쳐나 이용하기 꺼려진다. 결국 최 씨는 휴대폰 검색을 통해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리는 실내놀이시설인 ‘상상체험 키즈월드’ 티켓을 구매하고 아이들과 함께 차량에 올랐다.

청주시는 전국 지자체들 가운데 ‘젊은 도시’에 속하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테마·교육시설이 태부족, 이를 조성하기 위한 범시민적 관심이 요구된다.

현재 청주지역 어린이 놀이시설로는 △청주문화산업단지 내 청주에듀피아 △국립청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청주랜드 우암어린이회관 △청주동물원 등이 손꼽힌다.

하지만 이곳 대부분은 시설이 노후화되거나 아이들이 선호하는 테마놀이시설이 없어 어린이 놀이터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청주시가 2016년 10월부터 86억원을 들여 리모델링 중인 청주랜드 제2전시관이 체험공간을 갖춘 ‘어린이 복합문화 체험관’으로 재탄생 할 예정이지만 놀이시설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청주시민들은 주말이나 연휴기간이면 민간 실내놀이터로 몰리거나 많은 비용을 들여 대전을 비롯 인근 타 도시들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근 천안에서 상당구 금천동으로 이사온 김모(32)씨는 “전에 거주하던 천안과 비교할 때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문화공간이 너무 없는 듯 하다. 미래세대 어린이들이 꿈을 꿀 장소가 없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며 “가끔 주말을 이용해 쉴때면 친구 가족들과 함께 다시 천안으로 이동해 스트레스를 풀 정도”라고 말했다.

문제는 놀이시설 태부족 현상이 인구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시는 그동안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100만 인구 늘리기 종합계획’을 수립해 부서별 인구 늘리기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놀이시설 인프라가 ‘아이키우기 힘든 도시’라는 시민들의 기본 인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곳 없는 도시’가 된 셈이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박 모(45)씨는 “청주시도 인구확대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으로 알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형 놀이시설, 교육·테마시설 등 인프라 구축을 고려해주는 등 행정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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