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장
[수요광장]


우리는 누구나 고통이 없는 삶을 원한다. 그러나 이것은 헛된 바람일 뿐이다. "고통을 피하기 위한 답을 찾으려 하지 말라. 너는 그 답과 함께 살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릴케가 말한 것처럼 고통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고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또한 소외감이나 고독감 등 심리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천재(天災)나 인재(人災)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고통 중에 놓인 사람들은 빨리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또한, 고통에 처한 이웃의 어려움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의 손길을 보내기도 한다.

지난 2017년에도 우리 사회에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발생했다. 지역은 다르지만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와 인간의 욕심과 부주의로 발생한 참사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물질적 후원과 정신적 응원을 아끼지 않은 국민들도 많았다.

그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사건의 현장으로 찾아가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미담을 접하게 되면, 가슴 따스함을 느끼게 되고, 아직은 우리 사회가 살만한 세상이라는 안도감이 든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연대성을 통해 공동선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도 갖게 된다.

우리나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도 12월 기준으로 총 738만 1923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증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지만, 이중 활동 봉사자, 즉 1년에 1회 이상 활동을 한 사람은 129만 893명(헌혈 제외)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활동 봉사자 중 약 65%에 달하는 83만 9950명이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월 1회 이상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는 1%도 되지 않는 2만 3632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이 통계 수치는 자원봉사 인증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인원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실제적인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자원봉사 인증 시스템에 등록된 인원들 내에서만 보더라도, 자원봉사 활동이 학생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과 전체적으로 봉사활동 참여자들의 수가 매우 적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은 교육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혹은 혜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사회에 진출한 이후까지 봉사활동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 준다. 특정 목적성을 지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봉사의 '맛'을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면 학생 때의 봉사활동이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봉사활동은 이성적으로 이해할 부분이 아니다. 봉사 경험을 통해 보람과 기쁨을 느끼고, 존재의 가치를 깨달아 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봉사활동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한 활동임을 체득하고, 국민 누구나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우리들의 일상 속에 봉사활동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누구나 겪을 수 밖에 없는 '고통'은 '희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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