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금은 충청시대 - 행정수도 완성]
한국당, 지방선거 개헌투표 부정적… 합의 난항·세종 관련 논의 실종
여론조사 결과는 “행정수도 명문화 긍정적”… 국민적 공감대 확산
세종시 벼랑끝 담판행보… 이춘희 시장 “기능은 세종·상징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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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제공
지방분권은 시대적 조류이자 민심이다.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치·경제·문화·교육 등이 몰려 있는 일극 집중국가 대한민국. 수도권은 과밀로 비대해져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지방은 소외돼 빈곤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종시는 이 같은 일극집중형 국가운영체계를 개선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탄생한 도시다. 그러나 관습 헌법을 이유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돼 건설되고 있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기 위해선 수도 문제를 헌법적 차원에서 정리해야한다. 관습헌법의 성문헌법적 치유를 위해 헌법에 ‘행정수도=세종시’를 명문화하고, 행정수도에 대한 법적 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 2018년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자체 여론조사=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10~11일 유무선RDD(무선 78.5%, 유선 21.5%)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수준이며, 응답률은 9.6%(유선전화면접 4.2%, 무선전화면접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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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제공
◆'세종시=행정수도' 위기


권력구조, 기본권, 지방분권에 행정수도까지 헌법 개헌을 통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이 시계 제로 상태에 빠져들 위기에 처했다. 정치권의 집중도는 현격히 떨어지고 있고, 여야를 뛰어넘는 연정과 협치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거대 야당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개헌 추진 시나리오에 반대 기류를 형성하면서, 개헌 자체 성사 가능성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여야 협치가 불투명한 상황 속, 향후 헌법개정 절차를 감안할때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치권의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세종시 행정수도 명시 등 개헌안 설정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개헌 동시실시에 대한 부정적 입장까지 맞물리면서, 개헌 논의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개헌 필수 요소인 여야 사전 합의 작업 조차 실종상태다.

이 같은 흐름 속, 자유한국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개헌과 관련해 "권력구조에 집착하는 개헌은 옳지 않다고 본다. 지방선거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론으로 귀결되는 지도부의 입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합의안 도출이 불가능하다는 관측과 연결지어진다.

개헌의 명운이 거대 야당 자유한국당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개헌 성사여부에도 거대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국회의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헌법개정 의결이 가능하다는 것에 빗대서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선 개헌 요소와 관련 중앙당 차원의 논의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은 "개헌에 대한 국민 열망은 있다. 개헌에 대한 정치권 및 국회 합의가 중요하다. 그러나 합의절차 등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면서 "합의된 개헌안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한다.

개헌 투표시기가 현실적으로 지방선거와 맞물려있는데, 그때 투표를 진행해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 문제가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개헌안에 담겼으면 좋겠다. 개헌논의 깊게 관여하지는 않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공론화됐을때 논의에 참여할 생각은 있다. 다만 의원총회 개최 등 당차원의 개헌 논의는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개헌특위 차원의 세종시 행정수도 조문화 논의도 실종됐다. 개헌특위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실 관계자는 "세종시 행정수도 등 개별 이슈에 대해 필요하다 필요치 않다는 것을 결정하는 게 특위위원장의 역할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현재 초점은 수도 문제를 헌법으로 명시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세종시 행정수도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국민]전국 19세 이상 남녀 1012명, 무선ARS(RDD)방식, 2017년 9월 8~10일, 응답률 4.9%, 표본오차 ±3.08%p(95% 신뢰수준) [국회의원] 299명 전화 면접, 2017년 9월 5~24일, 응답률 35.1%, 표본오차 국회의원 299명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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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제공
◆행정수도 개헌, 국민 공감대 확산


헌법에 '행정수도=세종시'를 명문화해야한다는 전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방분권 실현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헌법에 명문화하는 방안과 관련, 응답자의 55.5%가 찬성했다. 반대는 33.7%에 그쳤다. 찬성한다는 의견은 30대(74%)와 충청(72.1%), 광주·전라(62.5%), 화이트칼라(64.1%)와 학생(61.0%), 진보층(68.2%) 등에서 높게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일반 국민과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세종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국민 인식이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 중인 세종시에 행정수도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질문에 긍정적인 응답이 58.6%(매우 그렇다 36.1%, 대체로 그렇다 22.5%)에 달했다. 수도권 응답 비율은 서울이 50.7%, 경기·인천이 52.8%를 기록했다.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같은 조사에서도 '세종시 행정수도 기능 부여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이 59%로, 부정(13.3%) 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 7월 국회의장실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대국민여론조사에서도 '헌법에 수도(首都) 규정을 신설,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 전문가는 64.9%(반대 35.1%), 일반 국민은 49.9%가 찬성(반대 44.8%)했다.

이춘희 시장은 "헌법적 논란은 지속적으로 논의를 거치더라도 해소 될 수 없고, 결국 헌법에 명문화돼야 확실하게 정리될 수 있는 문제"라며 "전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세종시=행정수도'의 명문화로 국가균형발전이 완성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개헌관련 국민인식조사 ±3.1%p, 95% 신뢰 수준으로 국회 의장실에서 의뢰해 실시.
◆분위기 반전 이뤄내나


개헌을 통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등 세종시 핵심현안이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이춘희 시장이 극적 분위기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지방선거 개헌 국민투표 반대'를 언급하면서, 이춘희 시장은 명운을 건 담판 행보를 이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 개헌을 통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자치분권 롤모델 등극 시나리오의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추기를 타깃으로 국회 설득 작업부터 국민공감대 형성까지, 막판 여론몰이가 핵심이다.

우선 관건은 총강 및 기본권, 지방분권, 재정·경제, 정당선거 등 7개 헌법개정 주요의제에 '세종시 행정수도' 조문화 의제를 끼워넣을 수 있느냐 여부다. 그러나 정치권의 집중도 저하, 여야를 뛰어넘는 연정과 협치 한계 노출 등 각종 돌발변수 등장으로, 현재 국회 차원의 '세종시 행정수도' 조문화 논의는 시작조차 못한 상황. 조문화 논의 실종, 사실상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개헌 거리 두기 입장 등으로 만들어진 3중 파고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이 파기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까지 맞물리면서, 한동안 이춘희 시정부는 긴장감이 보태진 치열한 한때를 보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희 시장은 “'행정수도 세종'을 실현하기 위한 저돌적 움직임을 보였다. 대선 과정에선 행정수도 완성을 건의해 각 당의 공약으로 반영했다. 대선 이후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이주영 개헌특위 위원장 등을 만나 행정수도 개헌의 필요성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의회, 시민대책위원회와 함께 개헌여론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세계행정도시포럼을 개최하고 푸트라자야, 앙카라 해외 행정도시들과 세계행정도시연합을 구성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면서 “행정수도법 개정을 통해 행정안전부 이전이 확정됐고, 행복도시건설청이 수행하던 자치사무를 이관 받았다.

세종은 대한민국 실질적 행정수도다. 국가 상징으로서 행정수도 기능은 세종시, 국가 상징 수도는 서울에 남겨두는 것을 타협안으로 앞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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