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 인천공항에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 새해에는 이런 모습이 더 늘어났으면 싶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특정 현상에 대한 선호나 유행을 향한 우리 사회의 열기와 집중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단기간에 이룬 압축성장을 필두로 인터넷 보급률, 자동차 댓수, 아파트 주거비율, 사교육 열기 그리고 스마트 폰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기록 갱신에는 끊임없는 역동성, 경쟁심리, 새 것을 향해 개방된 정서 등이 한몫을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열정적인 적극성과 행동력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고 물질의 풍요로움을 누리려는 전향적인 의지의 발로겠지만 부정적 측면에서는 군중심리와 소비지향적인 과시풍조 그리고 내면의 충실함보다는 겉치레를 중시하는 의식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도 있다.

올 내국인 해외여행자수가 2600만명을 돌파하리하는 예측은 우리나라 인구대비 외국여행자가 50%를 넘어서는 수치이고 이는 지난해까지 40%대를 점했던 대만을 제칠 전망이다. 여행수지 적자와 과소비 주범이라는 지탄이 따르지만 해외여행의 긍정적 기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알뜰하게 저축한 자금으로 가족, 친지간의 실속여행을 통해 얻는 이득과 순기능은 적지않다. 더구나 아직 튼실하지 못한 국내여행 인프라와 근절되지 않는 바가지 상혼 등도 그 요인의 일단을 차지한다. 중국의 경우 인구대비 해외여행자 비율이 아직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일본은 인구 1억 2천만명에 출국자가 1800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여행에 치중하고 있어 우리와 비교할 때 타산지석이 된다.

볼 것, 먹을 것 많고 저렴, 친절하다면 관광객은 모여들게 마련인데 '제주도 갈 돈으로 동남아’를 외치는 저변의 현실을 분석해볼만 하다. 11월까지 방한 외국인은 1220만 명 남짓으로 출국자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엄청난 해외여행 출국 인파를 탓하기에 앞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현실성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해외여행자 비율 세계1위라는 또하나의 기록을 세우며 2017년도 종종걸음으로 사라져간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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