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하성란·정이현·황정은·조남주 등 인기 작가들 신작
윤흥길·성석제·윤대녕·박민규도 신작 출간 예정

새해 '82년생 김지영' 넘는 문학 베스트셀러 나올까

은희경·하성란·정이현·황정은·조남주 등 인기 작가들 신작

윤흥길·성석제·윤대녕·박민규도 신작 출간 예정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2017년은 여성작가들의 강세와 페미니즘 문학, 김영하, 김애란 등 스타 작가들의 귀환으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다. 이런 상승세를 이어 새해에도 문학 작품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전망은 밝아 보인다. 독자들에게 오랜 지지를 받아온 중견 작가들과 문학계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쏟아질 예정이다.

또 새해는 김수영(1921∼1968) 시인의 50주기를 맞는 해여서 윤동주 열풍에 이어 시의 인기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 여성작가들 강세 이어진다 = 새해 신작을 낼 예정인 작가들로는 여성작가들이 압도적이다. 여성작가들은 최근 서점가의 주 독자층인 20∼40대 여성들의 공감을 받는 작품들을 많이 내고 있어 새해에도 '82년생 김지영' 못지않은 베스트셀러가 나올지 기대된다. 은희경, 조경란, 하성란, 김숨, 정이현, 황정은, 구병모, 조남주, 김성중, 김금희, 정세랑, 손보미, 최은영 등이 새 작품으로 돌아온다.

'새의 선물'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 은희경은 '태연한 인생'(2012) 이후 6년 만에 새 장편소설을 낸다. 계간 문학과사회에 연재 중인 '빛의 과거'를 책으로 묶어 문학과지성사에서 내년 하반기에 낼 예정이다. 작가의 실제 학창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쓴 1970년대 여자대학교 기숙사 이야기다.

하성란 작가는 새해 장편소설을 3편이나 줄줄이 낼 예정이다. 그동안 연재했던 작품들이 비슷한 시기에 책으로 묶여 나오게 된 덕분이다. 격월간 문학잡지 '악스트'에 연재한 장편 '정오의 그림자'를 상반기에 내고, 2010년 웹진 문지에 연재한 장편 '여우여자'를 다듬어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롭게 출간한다. 창비의 네이버 블로그 '창문'에 연재한 '여덟 번째 아이'도 책으로 나온다.


베스트셀러 '달콤한 나의 도시'로 유명한 정이현 작가는 계간 창작과비평 온라인 홈페이지에 연재한 장편소설 '아무도 죽지 않는 밤'을 책으로 낸다.

서늘한 문체와 깊이 있는 이야기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황정은 작가도 계간 창작과비평 50주년 기획 시리즈로 발표한 '웃는 남자'를 개작해 장편으로 낸다. 이 작품은 김유정문학상을 받아 다른 후보작들과 함께 수상작품집으로 출간된 바 있는데, 새로 다듬고 제목도 바꿔 단행본으로 낼 예정이다.

조남주 작가도 '82년생 김지영'을 잇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장편으로 준비 중이다. 민음사에서 10월께 출간될 예정으로, 페미니즘 문학의 열기를 이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두 권의 소설집으로 평단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김금희 작가도 첫 장편소설을 낸다.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한 '경애의 마음'이 책으로 묶여 상반기에 나온다.

지난해 현대문학상을 받은 김성중 작가는 새 장편 '미래가 시작되자 적들이 번영한다'를 문학동네에서 출간한다. 섬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지진과 쓰나미, 방사선 누출 등 돌이킬 수 없는 재난에 부닥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판타지와 SF적 상상력을 순수문학에 접목해온 구병모 작가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3월께 새 장편을 선보인다.

매년 장편과 소설집을 한두 권씩 꾸준히 내는 다작의 작가 김숨도 '악스트'에 연재한 장편 '떠도는 땅'을 상반기 책으로 묶어낸다.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편혜영, 관록의 조경란,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정세랑, '디어 랄프 로렌'으로 대산문학상을 받은 손보미,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베스트셀러에 올린 최은영 등이 소설집을 낸다.

지난 1월 작고한 정미경 작가의 유고 소설집도 나온다. 계간 창작과비평 2016년 여름호에 발표된 마지막 단편 '새벽까지 희미하게' 등이 수록된다.

◇ 윤흥길·성석제·윤대녕·박민규 등 원로·중견 작가들 신작도 관심 = 굵직한 이름의 원로·중견 작가들도 묵직한 주제의 신작을 예고했다.

새해 등단 50년을 맞는 윤흥길 작가는 20년 만의 신작으로 대하 장편소설을 낼 예정이다. 이 책을 내는 문학동네는 "일제 말기 열강의 이권 다툼 속에 격랑에 휩싸인 한반도를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성석제 작가도 장편소설로는 4년 만의 신작인 '왕은 안녕하시다'를 하반기 출간한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연재한 작품으로, 조선 숙종 조를 배경으로 우연히 왕과 의형제를 맺게 된 주인공이 시대의 격랑 속에서 왕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험담을 특유의 능청스러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로 그려낸다.

윤대녕 작가도 오랜만에 새 소설집을 낸다. '도자기 박물관'(2013) 이후 5년 만에 내는 소설집이어서 그의 단편을 사랑하는 팬들의 기대치를 높인다.


한동안 뜸했던 박민규 작가도 오랜만에 신작을 낸다. 계간 창작과비평 50주년 기획 시리즈로 발표한 중편 '홀리랜드'를 장편으로 발전시킨 작품이다.

최제훈 작가는 5년 만의 새 장편소설 '메아리의 고백'을 상반기에 낸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연재한 작품으로, 연이어 발생한 의문의 화재를 발단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불과 연금술에 얽힌 환상적인 이야기로 뻗어 나가는 소설이다.

이기호 작가는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한정희와 나'를 비롯해 7편의 단편을 담은 소설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를 문학동네에서 출간한다.

◇ 김수영 시인 50주기 전집 개정판 출간…시 인기 이어질 듯 = 새해에는 '풀'로 유명한 김수영 시인의 작품들이 새롭게 조명되는 등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지며 시 문학의 대중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음사는 김수영 시인 50주기를 기념해 오는 2월 김수영 전집 완전 개정판을 낼 예정이다. 미수록 원고들이 수록되고, 화보 등 자료도 보강된다.

문학과지성사는 김수영 50주기에 맞춰 최하림(1939∼2010) 시인이 쓴 김수영 평전을 새롭게 출간한다. 애초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이 책은 몇 년 전 절판됐다가 이번에 다시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김정환, 문태준, 손택수, 김영승, 박라연, 김중일, 김명수, 이기인, 유희경, 김현 등 시인들도 새 시집을 낸다.

문학동네는 권민경 시인 등 젊고 재능있는 신인들을 발굴해 시집을 낼 예정이다. 이들의 시를 조금씩 미리 보여주는 티저(teaser) 시집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는 제목부터 화제를 모아 이달 초 출간한 지 한 달도 안 돼 1만8천부를 찍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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