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 16.4% 인상에 반색
소상공인들 인력감축 등 마련
주유소 셀프주유기 도입 가속

[시리즈] 최저임금 인상의 역습
上. 최저임금 인상 … 시각차 극명

下. 엇갈린 시각차 … 접점은 없나

내년 1월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근로자는 생계유지에 도움이 될 전망이나, 고용주의 인건비 부담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건비에 부담이 많은 소상공인들은 자동화나 인력감축 등으로 인건비를 줄일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근로자와 고용주 간의 극명한 시각차와 업계의 다양한 해결방안 등에 대해 2회에 걸쳐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1. 청주시 청원구 A 주유소 근로자 B 씨는 내년부터 인상될 최저시급 때문에 마음이 설렌다. 근무조건이 같다면 내년엔 지금보다 16.4% 가량 임금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B 씨는 내년에 오를 급여분은 적금을 들어 전세자금을 마련할 생각이다.

#2. 청주시 청원구 A 주유소 대표 C 씨는 내년부터 인상될 최저시급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다. 함께하는 직원 5명의 인건비로 내년에는 월 150만원 가량이 더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C 씨는 어쩔 수 없이 셀프주유소로 전환하고, 직원을 2명만 남기기로 결정했다.

내년 1월 인상될 최저임금 적용을 앞두고 고용자와 근로자 간의 시각차가 현저하다. 서비스업과 요식업 등에서 주로 최저시급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은 반색하는 반면,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부담에 인력감축 등의 방안을 마련 중이다.

특히 최저시급의 대표적 업계인 주유소는 셀프주유기 도입 가속화 등으로 일자리 자체가 사라져가는 분위기다. 한국주유소협회 충북지회에 따르면 27일 기준 도내에는 792개의 주유소가 등록돼 있다. 이 중 152개가 셀프주유소로 전체의 19.2%에 달한다. 더욱이 셀프주유소는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셀프주유기 1대 설치에 약 3000만원 내외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근로자의 인건비와 4대 보험료, 식대비, 각종 교육비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을 줄이고 셀프주유기 설치를 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요식업계에도 인력감축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의 한식전문점 D식당은 9명이던 직원을 5명으로 줄이고 식당 대표의 동생 부부가 식당 일에 투입되는 방향으로 내년도 인력운용 방향을 잡았다. 또, 음식가격도 일부 올릴 예정으로 동종업계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박무제 주유소협회 충북지회 사무국장은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인력 감축과 셀프주유소 전환의 가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각 주유소에서 인건비 부담으로 1~2명씩만 인력을 감축해도 도내에만 2000여명의 실직자가 생기는 상황”이라고 최저시급의 급격한 인상을 우려했다.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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