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1534원… 1998원도 등장, 차량운전자 “기름부담 너무 커”
주유소 마진 되레 줄어 운영난, 정유소만 신나…유류세 조정해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대전지역 휘발유 가격이 5개월 새 100원 이상 치솟았다.

26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대전지역 ℓ당 휘발유 평균 가격은 1534원으로 지난 7월 같은 기간(1431원) 대비 103원 올랐다. 5만원 주유 시 지난 7월과 비교해 2.3ℓ가 덜 들어가는 셈이다.

이는 2000㏄ 급 승용차를 기준으로 도시의 경우 8㎞, 고속도로는 10~12㎞가량 적게 간다는 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대전 서구의 한 주유소가 최근 휘발유 가격을 1998원으로 책정하면서 2000원대 주유소 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ℓ당 1600원이 넘는 대전지역 주유소도 26일 기준 모두 24곳으로 집계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서구에 직장을 둔 김모(35) 씨는 “유성구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요즘 생활비 중 주유비 부담이 가장 크다”며 “회사 사정상 서울에서 기차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차량 운전자들이 교통비가 더 든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토로했다.

지역 소비자들이 고유가 속 울상을 짓는 가운데 주유소 사정도 되레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추정한 휘발유 가격 구성을 보면 이달 셋째 주 유통비용·마진은 전체 5% 규모인 80.1원으로 책정된 반면 지난 7월 셋째 주엔 6% 수준인 87.2원으로 조사됐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5개월 전과 100원 이상 차이가 나지만 주유소가 가져가는 마진은 오히려 감소했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공급 가격 비율은 지난 7월 셋째 주 33%(473.6원)에서 이달 셋째 주 37%(574.9원)로 100원 가량 올랐다.

올해 정유사들은 상승세를 보이는 국제 유가 덕분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역의 한 주유소 대표는 “고유가에 마진이 줄고 가격 부담 탓에 손님도 줄어 운영난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일정 비율로 고정돼 있는 유류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상황”이라며 “유가 상황별·지역별 휘발유 가격에 맞게 유류세를 탄력적으로 조절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휘발유 가격에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인철 기자 pf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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