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투게더'
〈12〉 세천동 5남매 이야기 - 4편(종편)
어머니 “우리도 아이들에게 예쁘고 좋은 것 주고 싶지만…”
고정소득 없이 정부보조금으로 일곱식구 생계도 힘겨워
첫째~셋째 지적장애… “가진 것 사랑밖에 없어, 앞날 걱정”

산타클로스는 언제쯤 다섯남매를 찾아올까. 대전 동구 세천동, 오남매를 둔 미숙 씨 부부는 크리스마스에도 아이들에게 제대로된 선물을 챙겨주지 못했다.

이 가정은 고정소득이 없어 다달이 나오는 정부보조금으로 7인 가구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아버지가 가끔씩 중국집 배달 아르바이트나 혹은 새벽 대리기사로 나가고 있지만 식비를 해결하는 수준이다.

넷째는 유일한 여자아이라서 물려받을 옷이 없고 4살 막내는 형제들과 터울이 커 대부분의 옷을 몇단씩 접어 입히고 있다.

어머니 미숙 씨는 “모든 부모가 그렇듯 우리도 크리스마스나 명절, 아이들에게 예쁘고 좋은 것들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는 앞으로가 걱정이다. 다섯 남매 중 첫째부터 셋째 아이까지 세명은 지적장애를 안고 있다.

12살 첫째는 아직 혼자서 씻지 못한다. 아이들은 언어표현이나 기본적인 학습이 느려 대부분의 일에서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훗날 혹여 부모가 없을 미래에도 아이들끼리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누구보다 더 준비를 많이 해둬야 하는 부모다.

아버지 선종 씨는 “아이들이 서로 얘기도 하고 또 불만이 있으면 우리에게 말도 하고 하면 좋을텐데 대화가 안되니 안타깝다”며 “어려서는 우리가 돌봐줄 수 있어 그나마 괜찮지만 성인이 돼서도 아이들에게 장애가 평생 남을까봐 그게 너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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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평남짓 모퉁이방에 있는 아이들을 어머니 미숙 씨가 바라보고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부모는 가난을 또한번 물려줄까봐 걱정한다.

선종 씨는 10남매 중 8번째로 태어났고 미숙 씨는 일찍이 아버지를 잃었다. 가진 것 없이 사랑만으로 일군 가정이라 때로는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이 불안하기만 하다.

힘들고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부모다. 받아본 경험은 없지만 아낌없이 희생할 줄 아는 부모다.

아이들에 따뜻한 내일을 선물하려 아버지는 아픈 어깨도 아랑곳 없이 오늘도 새벽일을 나간다.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어머니도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에 오늘의 한숨을 잊어버리곤 한다.

어머니 미숙 씨는 “아이들이 모두 둘러앉으면 발 디딜 틈없는 작디 작은 방이지만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다”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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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재 사연은 1월 5일자 1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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