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홍순철 충북본사 편집부국장


대학교수들이 선정한 '2017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뽑혔다.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원래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사견(邪見)과 사도(邪道), 즉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정법(正法), 즉 올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는 소망도 담겼다.

▲ 홍순철 충북본사 편집부국장
1년 내내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적폐청산이 지속된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올해 상황에 이보다 더 들어맞는 단어도 없다.

이어서 뽑힌 사자성어 역시 강력한 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18.8%의 선택을 받은 ‘해현경장(解弦更張)’은 ‘거문고의 줄을 바꿔 맨다’는 의미로 느슨해진 걸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사회·정치적으로 제도를 개혁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수락석출(水落石出)’, ‘나라를 재건한다’는 뜻의 ‘재조산하(再造山河)’, ‘새롭게 거듭난다’는 뜻의 ‘환골탈태(換骨奪胎)’ 등이 그것이다. 모두 올해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사자성어들이 아닐 수 없다.

내년 2018년은 '무술년(戊戌年)'이다. 새해를 앞두고 단체장들도 각각 ‘신년 화두’를 내놓고 있다. 이를보면 향후 정책이나 방향이 읽힌다. 그래서 신년화두는 더 주목받는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신년 화두를 ‘송무백열(松茂栢悅)’로 정했다. 송무백열은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잘되는 것을 기뻐할 때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김 교육감은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벗, 굳은 뜻을 지켜낸 벗이 잘되는 것을 함께 기뻐한다는 말 속에는 공감의 미덕과 더불어 행복한 동반 성장을 향한 기대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는 "과거 우리 교육이 지나친 경쟁과 개인 성공 위주였음을 생각해 보면 송무백열은 우리 교육이 지향해 나가야 할 공감과 존중, 협력과 배려의 정신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인공지능이 범접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공감능력을 키우려는 우리의 시책 방향과 일치하며 ‘함께 행복한 교육’이라는 우리 교육청 비전과도 부합한다"고 했다.

송무백열은 김 교육감의 올해 화두 ‘이택상주(麗澤相注)’의 연장선에 있다. ‘두 개의 맞닿은 연못(麗澤)이 서로 물을 대주며 마르지 않는 것(相注)처럼 협력하고 도움을 주는 것’ 또는 ‘뜻이 같은 벗들이 서로 자극과 각성을 주어 함께 발전,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응변창신(應變創新)’을 신년 화두로 정했다.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개척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송 군수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 지방분권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능동적인 정책 추진이 요구됨에 따라 이같이 정했다.

단체장들의 신년 화두는 속속 나올 예정이다. 대통령이 신년화두로 한해 국정방향을 제시하듯 단체장들의 신년화두를 보면 그 생각과 방향이 읽힌다. ‘탄핵’과 ‘적폐청산’으로 기억될 2017년을 마무리하며 ‘희망의 2018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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