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준비해 온 새해 해맞이 행사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우려로 전면 취소됐다.

충주시는 무술년 새해 첫 날 마즈막재 인근에서 새해 축시, 새해 인사, 희망풍선 날리기 등 해맞이 행사를 계획했지만 결국 취소했다. 관내 오리·양계 사육 농가를 보호하고 농가의 불안을 해소함은 물론, 내년 2월 강원도 일원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조길형 시장은 "매년 반복되는 AI로 인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해맞이 행사를 개최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행사보다는 재난예방이 최우선인 만큼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AI 유입 방지를 위해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영동군도 내년 1월 1일 오전 7시 영동읍 용두공원 팔각정 주변서 개최하려던 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는다고 19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AI 등 가축전염병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불안해 하는 축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맞이 개최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괴산·증평·단양군도 이날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도내 11개 시·군의 해맞이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다만, 충북도는 이달 31일 오후 11시부터 청주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새해맞이 희망축제 천년대종 타종 행사'는 예정대로 열린다. 이 행사에는 이시종 지사 등 각급 기관·단체장과 시민 등이 참석할 예정이고 합창·무용단 공연과 대북공연, 불꽃놀이 등이 펼쳐진다. 이번 겨울 충북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1~12월 108곳의 농가에서 발생해 닭·오리·메추리 등 392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홍순철 기자 david816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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