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중앙홀서 날개 접히는 등 축소 전시
2019년 야외광장 지하 이전, 원형 복원… 작품 위상 제고

▲ 고 백남준의 작품 '프랙탈거북선'이 대전시립미술관 로비에 축소된 채 전시돼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작가인 고 백남준의 작품 ‘프랙탈거북선’이 십여년만에 정박항을 찾게될 전망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은 프랙탈거북선 이전 설계비 4억7400여만원을 확보해 2019년까지 미술관 야외 잔디광장 지하로 이전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프랙탈거북선은 1920년대 제작된 총 348대의 낡은 텔레비전, 전화기, 라디오, 박제거북 등을 혼용해 제작한 비디오아트 작품이다. 백남준의 대표작으로서 그 규모와 독창성, 향후 미술품의 가치측면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프랙탈거북선은 이같은 작품 위상과 달리 2001년부터 대전시립미술관 중앙홀에 원형이 아닌 축소·변형된 상태로 전시되고 있다. 전시 공간이 마땅치 않다보니 거북선 모양에서 날개부분이 일부 접히고 높이가 축소된 채 자리잡을 수밖에 없었다. 작품을 감상하는 적정의 시각적 공간도 확보치 못할뿐 아니라 간혹 시립미술관의 다른 전시와 어울리지 않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도 했다.

시립미술관은 프랙탈거북선의 작품 위상에 걸맞게 영구보존시설에 단계적으로 이전·복원할 방침이다. 미술관 측이 이전을 계획한 곳은 미술관 야외광장 지하 공간.

시립미술관은 그동안 수장공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온만큼 수장고 증축과 프랙탈거북선 이전을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에 보여주는 형태의 개방형 수장고를 야외광장 지하에 건립하고 이 수장고 중앙 부근에 프랙탈거북선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다.

계획대로라면 전체 연면적 2280㎡규모 중 1560㎡는 수장고, 300㎡는 프랙탈거북선 상설 전시관으로 활용된다. 개방형수장고와 프랙탈거북선, 소장 중인 미디어작품이 연계 전시돼 관람객들에 특색있는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시립미술관 측은 설계비가 확보된만큼 나머지 공사비를 조성하는 것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를 합쳐 88여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2019년말까지 완공토록 하겠다는 것이 미술관 목표다.

이상봉 대전시립미술관장은 “프랙탈거북선 이전·복원은 그동안 미술관의 숙원사업이었다”며 “영구보존시설로 이전된다면 단순히 대중의 접근성뿐만 아니라 과학도시 대전의 이미지나 미술관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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