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잊은 아이들, 추억 잠긴 어른들
평창올림픽 맞물려 문전성시
민속썰매장 어릴적 향수 자극

▲ 16일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아 찾은 대전엑스포시민광장 야외스케이트장에 많은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최윤서 기자

16일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야외스케이트장은 추위를 잊은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한낮에도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렸지만 많은 시민들이 겨울 스포츠의 꽃, 스케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매표소 앞은 입장권을 끊기 위한 긴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뤘고 스케이트장 안은 두터운 패딩과 장갑으로 중무장한 이용자들이 빙상 위를 활주하고 있었다.

이날 초등학생 자녀와 스케이트장을 찾은 박상희(여·45) 씨는 “딸아이가 스케이트를 워낙 좋아해 겨울만 되면 실내 스케이트장을 찾곤 했는데 야외에서 타니까 춥지만 스케이트의 매력이 배가 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실내 스케이트장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혹여나 넘어질까 조심스럽게 뒤뚱거리는 초보자부터 김연아 뺨치는 스킬을 뽐내는 고급자까지 실력도 가지각색.

실력도 나이도 성별도 다르지만 한 명도 빠짐없이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강추위에도 꺾이지 않는 스케이트 열기는 곧 다가올 평창동계올림픽의 인기와도 맞물려있다.

바로 옆에 세워진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조형물은 겨울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스케이트장과 함께 운영되는 민속 썰매장은 어른들의 추억과 동심을 자극한다. 대전 동구에서 온 김혁중(59) 씨는 “어릴 적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 주신 썰매를 꽁꽁 언 논두렁에서 친구들과 탔던 기억이 난다”며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이렇게 손자와 함께 타고 있자니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스케이트장은 30분마다 휴식시간이 있고 이때 정빙도 함께 이뤄진다. 정빙시간이 되자 우르르 스케이트장을 빠져나온 수십 명의 발길은 이내 푸트트럭 쪽으로 향한다. 컵라면, 어묵, 커피 등 주로 따뜻한 음식을 파는 푸드트럭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재료가 동나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된다. 시민들은 바람을 막아주는 실내 휴게소에서 간식을 즐기고 언 몸을 녹이며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물론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곳곳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스케이트 장 내 안전 바가 별도로 없어 초보자들이 이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또 안전요원이 1명밖에 배치돼 있지 않아 입장객 수에 따른 유동적인 관리인원 투입도 개선점으로 확인됐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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