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없는 은행' 도입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창구 정착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이 2020년 9월까지 ‘통장 기반 금융거래 관행 혁신방안’ 추진 계획을 밝히자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내년부터 전 지점을 디지털 창구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이 일부 지점에서 운영 중인 종이통장·문서를 없애고 전 지점 디지털창구 전환 사업을 확대한다.

더불어 카드나 통장 없이도 영업점 창구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뱅킹사업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주요 시중은행마다 올해 초부터 주요지점을 지정해 종이서식을 없애고 태블릿PC로 업무를 대신한 디지털 창구를 시범 운영해왔다.

업계는 그간 입출금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종이신청서에 총 28번의 이름(서명)을 해야했지만, 디지털 창구를 이용하면 5번으로 회수가 줄어 고객과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한다.

올해 9월부터 시행된 종이통장 선택제 이후에도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어 디지털창구 전환에 적극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통장 한개를 줄이면 개당 5000~1만 8000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연간 45억원 가량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종이없는 통장’시대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산업을 기반으로 모든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디지털 경제 시대를 맞아 종이가 사라지는 ‘페이퍼리스’(Paperless) 트렌드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의 경우 50여개 지점에서 시범운영 중이었던 디지털창구를 내년까지 전국 점포로 확대한다.

IBK기업은행 또한 창구업무 100% 디지털화를 목표로 전 지점 창구에 태블릿PC를 설치해 전자문서 시스템을 적용하며, KEB하나은행은 클라우드 PC 환경을 도입해 스마트오피스를 구현함으로써 종이 없는 업무환경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이 ICT기술과 결합함으로써 120년만에 종이통장 발행 관행이 사라지게 된다”며 “시중은행들이 관리비용 문제로 지점 수를 줄이고 비대면채널에 비중을 두면서 ‘종이없는 은행’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범운용으로 비용절감 효과까지 입증한 만큼 내년부터 디지털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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