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도청이 소재한 홍성·예산 일대 내포신도시에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가 들어선다는 소식이다. 충남도와 충남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어제 충남도청 회의실에서 충남대 내포캠퍼스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0년 장기 플랜이다. 2018년 학교부지 조성을 시발로 2020년 첫 삽을 뜨는 것이 목표다. 이후 2021년 학과와 산학연 기관 입주를 시작으로 2028년 내포캠퍼스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돌고 돌아 원점에서 시작하는 모양새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대학과 종합병원 유치는 내포신도시 설립 단계부터 계획된 사안이다.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서다. 무엇보다 도는 내포신도시를 동북아를 대표하는 교육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며 엄청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충남도가 대전에서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뒤에도 대학유치 말만 무성했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충남대는 이미 2009년 내포신도시에 복합캠퍼스 설립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복합캠퍼스 선정위원회가 설치기준 부적합 판정을 내리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 도는 공주대 의과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10만명이 넘는 서명까지 받았으나 의대정원에 묶여 관철되지 못했다. 건양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 등 여러 대학과의 접촉 또한 번번이 무산됐다. 도와 충남대, LH 간의 MOU체결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도는 내포신도시를 2020년까지 인구 10만의 도시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사람이 모이게 하려면 대학, 연구소, 종합병원 유치는 필수다. 농생명과학 분야, 수산학과 등이 내포캠퍼스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학협력본부, 농축산 6차산업단지 등도 들어선다고 한다. 홍성·예산이 전국 최대 축산업 밀집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실이라 하겠다.

그동안 대학유치 실패 경험에 미뤄 MOU가 체결됐다 해서 안심하면 안 된다. 어떻게 차질 없이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다. 교육부와의 협의, 충남대 구성원 간의 의견조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학과 이전 내지는 통·폐합도 쉽지 않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과도 맞물려 있다. 내포신도시 대학유치가 더 이상 지연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도와 충남대, LH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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