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저축은행 몰려
보호 못받는 금액 4조 넘어
증가세 위험단계 도달 지적
일부선 3영업일 내 완판도
금융소비자 피해 우려 커져
“저축銀 신뢰↑… 위험 둔감”

#1. 최근 결혼한 직장인 황효선(34·대전 중구) 씨는 아내와의 상의 끝에 종잣돈 마련을 위한 대안으로 저축은행 목돈 예금상품을 선택했다. 그는 “제1금융권을 선택하자니 금리가 너무 낮은 상황이었다”며 “예금자보호가 된다는 말에 부부합산예산을 모두 예금했다”고 말했다.

#2. 퇴직을 앞둔 정모 부장 또한 20년간 알뜰하게 모아둔 자금 5500만원 가량을 저축은행에 입금했다. 큰 차이가 없어보여도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시중은행보다 1%가량 금리가 높아 저축은행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장기 저금리시대로 저축은행이 조명을 받고 있지만 예금자보호 한도를 초과해 지나친 급증세가 우려되고 있다. 이는 0.1%p도 높은 금리를 찾는 금융소비자의 발걸음이 저축은행으로 쏠리면서 예금규모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저축은행의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초과 금액(5000만원 이상)은 4조 615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한도 초과분 사태가 터진 저축은행 뱅크런(2011년 1분기·4조 9231억원) 이후, 4조 6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은 6년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장기 저금리 기조에 따른 온라인 뱅킹의 확대로 저축은행 수신 행보가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에도 예금자 보호 한도를 초과한 예금 액수 증가세가 위험 단계에 까지 이른 것이다.

실제 더케이저축은행은 지난달부터 ‘n-정기예금’ 가입 고객에게 추가 0.3%p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온라인 정기예금상품을 출시, 인터넷 뱅킹 및 스마트폰 앱에서 가입 시에는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대(36개월 이상) 2.5%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어 꾸준한 고객 확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안타저축은행도 일반 정기예금의 경우 1년물은 연 금리 2.45%, 2년물 2.55%을 제시, JT저축은행의 정기예금도 1년물 2.50%, 2년물 2.60%으로 정함으로써 1금융권 대비 높은 예금수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수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2% 중반~최대 3%대의 특판 상품을 출시하거나 비대면 가입상품에 우대금리까지 얹혀 3영업일 내로 완판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예금자보호가 안 되는 위험계좌금액이 높아질 수록 자칫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지역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예금자보호 한도를 초과하는 저축은행의 예금규모가 최근 2년 새 2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라며 “저축은행 예금(수신)이 5000만원을 초과했다는 것은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반면 위험에는 둔감해졌다고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축은행의 경영이 호전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해도 금융소비자들은 5000만원 이하로 자산을 분배해 예금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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