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부 앞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진/임동근 기자]
▲ 세부 앞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진/임동근 기자]
▲ 탈리마 마린 생추어리 포인트 전경
▲ 탈리마 마린 생추어리 포인트 전경
▲ 야경 명소인 탑스 힐 전망대
▲ 야경 명소인 탑스 힐 전망대
▲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의 인공 해수 라군
▲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의 인공 해수 라군
▲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
▲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
[연합이매진] 한국에서 가까운 열대휴양지 '세부'

(세부<필리핀>=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7천107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열대휴양지가 있는 곳이다. 인천이나 부산에서 비행기로 4~5시간이면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필리핀 땅에 닿을 수 있다.

밤하늘의 별처럼 섬이 많은 필리핀에서도 세부(Cebu)는 우리나라에서 직항편이 가장 많이 운항해 여행 일정을 자유롭고 편리하게 짤 수 있다. 세부 시내로 들어서면 한국어 간판을 흔하게 볼 수 있고, 우리말을 사용하는 현지 주민도 많아 언어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세부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여유롭고 마음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 섬·바다 탐험 '아일랜드 호핑투어'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에선 '아이랜드 호핑투어'(Island hopping tour)가 일반적인 관광 형태다. 아일랜드 호핑투어는 인근 바다로 나가 섬 주변을 돌며 스노클링, 낚시, 식사 등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세부 막탄(Mactan) 섬의 콘티키(Kontiki) 선창을 출발한 배가 동쪽으로 20여 분 달려 도착한 곳은 탈리마 마린 생추어리 포인트(Talima Marine Santuary Point). 막탄 섬을 마주 보며 뱀처럼 납작하고 길게 뻗은 올랑고(Olango) 섬의 북서쪽 바다다.

초록빛 나무가 무성한 섬 주변으로는 필리핀 전통 배인 방카(Bangka) 수십 대가 정박해 있다. 방카는 흔들리거나 전복되지 않도록 선체 좌우에 날개를 단 배를 일컫는다. 전체적으로 모양이 독특하지만, 꽤 안정적으로 보인다. 바닷가로는 드문드문 한낮의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는 여행객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한 후 투명한 에메랄드 빛깔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차가운 기운이 몸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잔뜩 달아오른 체온을 식히고 피부를 뒤덮은 끈적한 땀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고개를 숙이자 푸른 바닷속 세상이 물안경 바깥으로 펼쳐진다. 주름지거나 울퉁불퉁한 산호 군락을 배경으로 화려한 빛깔과 무늬의 열대어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머리가 툭 튀어나온 그루퍼가 느릿느릿 헤엄치고, 검정과 노랑 줄무늬가 있는 물고기와 조그만 은빛 물고기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바다를 화사하게 수놓는다.

운이 좋으면 귀여운 니모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바닷속에는 조그맣고 투명해 눈에 잘 띄지 않는 해파리도 떠다닌다. 쏘이면 간지럽거나 아프므로 피부에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바닷속 탐험을 마치고 10여 분을 이동해 낚시 체험에 나섰다. 지렁이를 매달아 바닷속 3~4m 깊이로 줄을 풀어 놓고 수초 속에 있는 물고기를 잡는 줄낚시. 그러나 월척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잡히는 물고기는 아무리 커도 손바닥 크기를 넘지 못하지만 미끼를 톡톡 건드릴 때 느껴지는 손맛은 꽤 짜릿하다.

호핑투어의 마지막은 플로팅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섬 주변 바다에 지은 식당에서 게, 새우, 오징어 등 싱싱한 해산물을 찌거나 튀긴 요리를 맛보는 시간이다. 눈부시게 푸른 한낮의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해산물 요리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세부의 즐거움은 바다에만 있지 않다. 막탄에서 북쪽으로 다리를 건너면 닿는 세부시티에는 세부 최고의 핫한 공간인 타임스퀘어가 있다. 세련된 레스토랑과 바가 즐비하고 밤에는 클럽이 흥을 돋운다. 한식당도 있다.

야경 명소로는 탑스 힐(Tops Hill) 전망대가 있다. 세부시티에서 구불거리는 산길을 따라 30~40분 가야 하지만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 바다를 배경으로 환하게 불을 밝힌 도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행접시 우주선을 닮은 이채로운 석조 건물에는 레스토랑과 커피숍, 기념품점이 있다. 전망대는 1인당 100페소(2천2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1521년 마젤란이 필리핀에 상륙해 처음으로 만든 십자가가 보관된 팔각정도 가볼 만한 곳이다. 천장에는 당시 세례 의식 장면이 그림으로 남아 있다. 이 십자가는 기적을 부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급 주택가인 베벌리 힐스에는 노자를 모신 도교 사원이 있다.

◇ 또 다른 즐거움 주는 럭셔리 리조트

세부에서 만끽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은 리조트에 있다. 시티에 있는 숙박시설은 대부분이 호텔이고, 고급 리조트는 주로 막탄 섬에 있다. 리조트들은 워터파크, 스파, 다양한 공연 등으로 여행객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듬뿍 선사한다. 전용 해변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것은 단점이다. 하지만 커다란 워터파크는 가족여행객들을 유혹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막탄에 있는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 앤 스파는 세부를 대표하는 휴양 리조트. 객실 255개와 2.5㏊(2만5천㎡)에 달하는 필리핀 최대 인공 해수 라군, 4개의 테마 수영장, 스파 등 필리핀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세계적인 리뷰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는 2013년 이곳을 필리핀 25대 럭셔리 호텔로 선정했다.

리조트는 전체적으로 중앙의 넓은 해수 라군을 객실이 둘러싼 형태다. 대부분 객실 발코니에서는 야자수가 있는 수영장을 볼 수 있다. 객실은 발코니에서 라군까지 사다리로 연결된 워터 에지 룸(Water's Edge Room), 가족여행객을 위한 라군 사이드 룸(Lagoon Side Room), 라군을 전망할 수 있는 라군 뷰 룸(Lagoon View Room), 별도 수영장이 있는 빌리지 형태의 객실인 풀사이드 룸(Poolside Room)이 있다.

해수 라군에서는 수영을 하거나 스탠드 업 패들링, 카야킹, 다이빙, 수구를 즐길 수 있다. 리조트의 유일한 해변인 갈라파고스 비치에서는 선베드에 누워 한가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리조트 북서쪽에는 사바나 파크가 있다. 테니스장, 미니골프장, 양궁장, 어린이 놀이터, 암벽, 실탄 사격장 등 각종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자전거, 꽃마차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테마 디너는 놓칠 수 없다. 레스토랑, 스파 등에서 일하는 리조트 직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필리피노 피에스타, 하와이안 루아우, 브라질리언 피버 등 세계 각국을 주제로 하는 환상적이고 흥겨운 쇼를 선보인다. 필리핀 전통 통돼지 구이인 레촌(Lechon), 필리핀 팥빙수인 할로할로(Halo Halo)도 맛볼 수 있다.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는 막탄 공항에서 20분 거리에 있다. 공항은 물론 SM 세부, 아얄라 몰(Ayala Mall) 등 주요 쇼핑몰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 버스가 운행한다. 김치, 갈비찜 등 한국인에 맞춘 식단이 제공되고, 한국인 매니저도 상주한다. 세부에서 유일하게 팁을 받지 않는 리조트로도 유명하다.

[INFORMATION]

▲ 위치 =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남동쪽 1시간 거리에 있다. 세부 남동쪽에는 보홀이 위치한다.

▲ 시차 =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 기후 = 연중 무더운 열대 몬순형 기후대. 6~10월은 우기, 11~5월은 건기다. 우리나라의 겨울~봄에 해당하는 건기가 여행하기 좋다.

▲ 통화 = 화폐단위는 페소(PHP). 1페소는 약 22원.

▲ 공항이용료 = 막탄 세부 국제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하려면 750페소를 내야 한다.

▲ 주의사항 = 필리핀 면세 한도는 200달러. 담배는 1보루까지 허용된다. 면세 범위를 초과하면 가산세를 물린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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