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집중, 국민의당 통합 갈등 여전, 타 상임위 일정조차 못잡아

국회가 연내 법안 처리를 위해 11일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여야 의원들이 개별적 일정으로 바쁜 데다 자유한국당은 원내대표 경선까지 앞두고 있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지적이다.

여야는 이날부터 2주간의 임시국회를 통해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국가정보원 개혁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더욱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 대부분이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법안이라는 점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입법전쟁이 전망됐다. 하지만 첫 날 임시국회는 정상가동되지 못했다.

여야 의원들이 그동안 밀린 외국 방문과 이미 예정된 지역 방문 일정을 소화하면서 상당수 국회를 비운 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두고 있어 원내사령탑이 사실상 공석 상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한러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 중이며,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58명도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대거 방문 중이다.

여기에 한국당은 하루 앞둔 원내대표 경선에 집중하고 있고, 국민의당은 통합파와 비통합파 사이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어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조해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한국당의 반발 여운도 남아 있어 법안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날 예정된 상임위는 국방위 법안심사소위가 유일했고 다른 상임위는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은 시급한 민생입법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시급한 민생법률이 한국당의 발목잡기로 지연되고 있어 개탄스럽다"며 "상임위는 물론 정개특위도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이번 주도 계속 식물국회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개혁 요구를 직시하고 부응해야 한국당의 미래가 열린다"며 "내일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는데, 제1야당의 위상에 걸맞은 책임 있는 야당이 재탄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제1야당인 한국당이 상임위 곳곳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법사위에서만 883건의 법안을 계류시키면서 개혁입법과 민생입법 처리를 가로막고 있는 점은 대단한 유감"이라며 "눈을 들어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살피고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들어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원내대표 경선을 마무리하는 대로 치열한 입법전쟁을 치를 각오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뒷거래식 날치기 법안통과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임시국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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