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년간 육성 … 도내 14곳
접근성 떨어지고 시설도 낙후
상인·고객들 대부분 알지못해
콘텐츠 없어 … 연계사업 취약

▲ 리모델링 중인 청주 가경터미널시장의 ICT카페 .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정부가 전통시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키기 위해 조성한 ICT카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통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추진도 문제지만, 카페 조성 후 연계사업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4년부터 3년간 ‘ICT 전통시장 육성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전통시장에 모바일 POS(point of sales·판매시점 관리 시스템) 및 컴퓨터 등을 보급해 상인들을 교육하고 ICT를 접목한 시장으로 거듭나도록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충북 도내에는 2014년 5곳, 2015년 5곳에 이어, 지난해 청주 오창시장 등 4곳이 지원을 받아 총 14개 전통시장에 ICT카페가 마련됐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설이 낙후된 곳이 많은데다 상인회 사무실 내에 구축한 경우 고객 이용이 불편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특별한 콘텐츠 없이 단순히 테이블, 의자, 컴퓨터 등을 설치한 곳이 대부분이어서 사업 취지와 무관하게 사용되고 있거나 방치된 상태다.

실제, 2014년 정부지원을 받아 ICT카페를 조성한 청주 가경터미널시장은 현재 카페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활용도 없이 방치하느니 고객과 상인들을 위한 공간(카페)으로 재구성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타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물론, 시장상인들 조차 ICT카페 위치와 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통시장에는 대부분 중장년층 이상의 상인들이 영업 중이다. 따라서 컴퓨터나 모바일을 활용한 정보통신기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전통시장에 ICT를 접목한다는 것’ 자체가 이런 전통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별도의 활용계획도 없이 빈 공간에 컴퓨터 등을 설치하는 공간만 조성해 전시성 사업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임헌섭 가경터미널시장상인회장은 “정부에서 그럴듯한 명목으로 시설을 조성해 놓고는 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제시하지 않았다”며 “아까운 공간을 방치하느니 시장고객과 상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구성하고, 추후 ICT사업 목적에 맞도록 운영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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