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 소장
[시선]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만난 A(여·26) 씨는 정신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하면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취업이 시급하나 면접 기술도 부족하고 대인 관계도 어려워했다. 이에 A씨에게 이미지 클리닉, 면접 스킬 교육 등을 받도록 했다. 또 주간에 어머니와 동생을 돌봐 줄 수 있는 자치단체의 돌봄 케어를 연계해 취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체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 결과 A씨는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서비스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한 곳에서 이뤄진 것이다.

과거 실업급여, 국비지원 직업 교육, 취업 상담 등을 받기 위해선 고용센터로, 복지 상담을 받기 위해선 자치단체로, 신용 회복 상담을 받기 위해선 서민금융센터로 찾아가야 했다. 취업 지원기관도 다양했다. 중장년층에는 중장년일자리센터가, 경력단절여성에겐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있고 자치단체도 일자리센터를 만들었다. 그러니 국민들 눈높이에선 내게 맞는 서비스를 어떤 기관이 제공하는지 알기 어려웠고 시간과 비용의 번거로움 때문에 서비스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일자리와 복지 등 제각각 흩어져 있던 서비스를 장소적으로 모아 이용자들이 한 곳에서 일자리와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만들게 됐다. 2014년 남양주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전국에 100개소가 설치되고, 충청권의 경우 대전, 세종, 논산, 천안, 청주, 충주, 제천, 음성, 보령, 서산, 공주 등 11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이점은 한 곳에서 통합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성이 커진 것뿐 아니라 어려운 이들에 대한 서비스 사각지대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복지 수급자라도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다면 일자리를 소개받도록 연계가 활발해지고 마찬가지로 육아·간병의 어려움 등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이들에겐 복지 지원이 연계돼 취업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살펴본다. 여러 기관이 함께 있다 보니 다른 기관의 프로그램을 더 잘 알게 돼 연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복지 담당자들은 고용·취업 지원프로그램을 배워 다른 자치단체 공무원에도 전파하고 취업 지원 담당자들은 어떤 복지서비스가 취업 애로 해소에 활용될 수 있는지 알고 연계하게 됐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확산된 만큼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내실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하겠다. 이를 위해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내방하는 분들에게 구직활동 중 취업 경로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는지, 직업 훈련을 받거나, 긴급 복지 지원이 필요하진 않는지 촘촘히 살펴보고 연계하는 통합 사례 관리를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통합 사례 관리에 참여한 한 실업급여 수급자가 “실직 후 ‘힘들지’라고 위로하고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런 상담 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는 취업의 길잡이로서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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