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폐기물 제로운동 추진
업소·손님에 인센티브 제공
취지달리 업소 호객용 전락

▲ 청주시가 음식 폐기물 제로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잔반 쿠폰’.
청주시가 음식물류 폐기물 제로 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잔반 쿠폰제’가 사업 목적과 취지에서 벗어난 채 운영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사업비 3300만원을 들여 음식물 낭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잔반 쿠폰제를 추진하고 있다.

잔반 쿠폰제는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억제·감량을 위해 시·시민·음식점이 함께 노력하자는 차원에서 만든 프로젝트다. 업주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친환경적 이미지로 손님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고 시민은 버려질 음식의 식비 절약에 동참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문화를 조성해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을 도모하는 장점이 있다.

제로운동 참여 업소는 손님이 음식을 남기지 않으면 1회당 1번의 스탬프를 찍어 쿠폰을 손님에게 제공한다. 스탬프가 3회 이상 찍힌 쿠폰을 읍·면·동 주민센터나 시 자원정책과에 제출하면 종량제 봉투(20ℓ) 10장이 인센티브로 주어지며 업소는 연말 쿠폰을 정산해 종량제 봉투(50ℓ)를 50장까지 받을 수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8월 초 일반음식점들 가운데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억제·감량 실천 서약 업소 34개소를 선발했다. 사업 추진 결과 9월 3명에 30매, 10월 24명에 310매, 지난 달에는 23명에게 380매의 종량제 봉투를 인센티브로 지급했다.

문제는 올바른 식생활문화 조성과 자원낭비 예방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업소들의 홍보용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당초 시는 쿠폰 남발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참여 업소가 3회에 걸쳐 음식을 남기지 않은 손님에게 쿠폰 도장 날인과 동시에 음식값의 5%를 할인해 주도록 했다.

하지만 할인의 폭이 너무 적고 시가 스탬프를 찍어주는 업소에 대해 별도로 관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업소들은 호객용으로 쿠폰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음식점 주인은 “사실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음식을 남기더라도 도장은 찍어 준다”며 “손님들이 스탬프를 요구하면 주인의 입장에서 거절할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손님 개개인이 환경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대의에 공감해야 이 시책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불필요한 음식물쓰레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막는 친환경 정책인 만큼, 시민들과 업소의 의지와 실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쿠폰이 남발되는 사안에 대해선 충분히 검토해 보완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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