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용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
[경제인칼럼]

정유년(丁酉年)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행사와 모임이 있고 또 많은 이야기들로 꽃을 피운다. 송구영신(送舊迎新) 속에 새로이 옷매무새를 다듬곤 한다.

세계 7위의 무역 강국인 우리나라의 올해는 어떠했을까. 통상 금년 한 해의 수출 실적은 빨라야 내년 1월이나 2월이 돼야 알 수 있겠지만 예측된 데이터를 통해 보자면 무역 총액은 1만 530억달러로 수출 5750억달러, 수입 4780억달러로 970억달러의 무역 흑자가 예상된다. 양질의 문제를 떠나 사업 측면에선 손해를 보지 않고 이문이 남는 장사를 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무역 1조달러를 2012년도에 이어 3년 만에 또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 무역 측면에서도 매년 연말이 되면 당해 연도의 수출입 실적과 함께 그 다음해의 무역 전망을 내놓는다. 그리곤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무역 환경의 명암(明暗)을 진단하고 좋은 성과를 이뤄내기 위한 제언들이 여기저기서 언급된다.

한국의 무역은 매년 당해 연도보다 그 다음해가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것 같은데 결과는 대체로 좋게 나타나곤 했다. 사실 수출입 연속 13개월 증가라는 실적은 말은 쉬울지 모르나 이런 결과는 전국에 산재(散在)해 있는 우리 중소·중견 수출 기업 하나하나가 피땀 흘려 만들어낸 귀중한 산물이다.

지방 소재 기업은 오히려 수도권 기업보다 무역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역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인프라와 우수 인력에 애로가 있고 물류비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세종·충남지역 수출은 성장 추세다. 지난 10월 기준 대전은 36억 8500만달러(7.4%), 세종은 8억 4000만달러(1.7%)로 전년 대비 성장했다. 충남은 무역 수지가 401억달러에 달해 국내 총 무역 수지 흑자의 48.7%를 차지하는 등 우리 무역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결실은 결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도 않으며 수많은 기업과 지자체 및 유관기관 그리고 지역민의 관심과 협조 속에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본으로 해왔을 것이고 지자체 및 유관기관은 각종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시행했을 것이며, 지역민은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참여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격려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무역협회는 이달 5일을 무역의 날로 지정, 수출입에 애쓴 기업인의 노고를 치하하고 무역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지역은 우리나라의 심장부에 위치해 있다. 또 3개 지자체는 각각 4차 산업, 행정수도, 무역 수지 흑자 1위 도시라는 남다른 색깔을 가지고 경쟁과 협력 그리고 융합이라는 경제 생태계의 흐름에 따라 내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무역 강국을 이루기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무역 현장을 누빈 모든 분들의 노고와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가오는 내년 무술년(戊戌年) 한 해도 올해보다 더욱 발전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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