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사고 오늘 10주년]
원유 1만2547㎘ 유출… 충격
자원봉사자들·태안군민 헌신
양식장 피해·관광객 수 급감
군, 다각적인 회복 시책 추진
국립공원·슬로시티 지정 쾌거
희망성지 상징탑 건립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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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 기름유출사고 10년을 하루 앞둔 6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가 4륜 모터사이클을 타고 태안의 만리포해변을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태안 앞바다를 검게 물들인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사고가 발생한지 오늘(7일)로 10주년을 맞았다.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간 충돌 사고로 당시 태안 앞바다에 쏟아진 원유는 기존 해상 기름유출 최대 규모인 1995년 시프린스호 유조선 좌초 사건보다 무려 2.5배 많은 총 1만 2547㎘ 규모였다.

사고 이후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123만 자원봉사자들과 국민들의 헌신적인 봉사활동과 군민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태안은 사고발생 한 달 만인 2008년 1월 1차 해상방제를 끝내고 같은 해 10월 도서지역의 해안방제까지 마무리하며 11개월 간 4175㎘의 폐유와 3만 2074t의 흡착폐기물을 수거해냈다.

사고 당시 태안은 해역 내 용존산소량이 크게 줄어들어 공식적으로 총 361개소 4088㏊의 양식장이 피해를 입었으며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던 태안군의 관광객 수도 사고 직후인 2008년에 485만 명으로 급감하는 등 태안이 입은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태안군은 좌절을 딛고 국민들의 성원 속에 다시 일어나 복원에 힘을 모았으며 자원봉사자들이 떠난 후에도 잔여 폐유를 수거하고 해안가의 각종 오물들을 치우며 삶의 터전인 바다의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군도 2009년 ‘특별해양환경 복원계획’ 수립을 바탕으로 2010년부터 총 519억 원을 투입해 어선어업수역 환경개선 사업과 마을어업수역 환경개선 사업, 종묘발생장 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등 청정 태안의 회복을 위해 다각적인 시책을 추진했다. 또 관광객들이 태안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특색 있는 관광자원을 적극 홍보하고태안투어패스·태안시티투어·코레일 기차여행과 같은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태안군은 검은 기름의 흔적을 지우고 피해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자연상태임을 뜻하는 ‘국립공원’ 지정의 쾌거를 달성하고 2017년 5월에는 세계슬로시티 연맹으로부터 군 전역을 슬로시티로 지정받아 지난 5일 선포식을 갖는 등 태안의 자연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유류사고 10주년을 맞아 지난 9월 만리포 일원에서 열린 유류피해 1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극복과정을 오래 되새기는 한편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국민의 저력과 자원봉사의 위대함을 미래의 국가발전으로 승화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군은 기름유출 피해 배·보상 등 사고의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지난 10년간의 노력을 바탕으로 태안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희망성지’ 상징탑 및 자원봉사 교육관 건립 등 후속 사업의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태안=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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