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이시종 3선출마 불가론 지펴
무예대회·SOC사업 등 비판
향후 정치공세 등 파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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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이시종 충북도지사,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 충청투데이 DB
내년 6.13 지방선거일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본격적인 ‘기 싸움’이 시작됐다. 첫 싸움치고는 ‘파문’이 컸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시종 지사의 퇴진 문제를 공식화 한 것이다. 같은 당 소속 경쟁자로부터 불거진 도정 관련 문제제기는 이시종 지사의 심경은 물론, 향후 거취까지도 복잡하게 만들었다.

충북도는 이날 오 의원의 발언 진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파문은 오제세 의원과 국회출입기자들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오 의원이 이시종 지사의 3선 출마 불가론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이다.

오 의원은 "이 지사가 지난 8년 임기동안 한 일이 없다"며 "이제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할 시기이고, 이 지사도 그럴 것으로 본다"며 명예로운 퇴진을 주문했다. 이어 "이시종 지사 체제의 충북은 SOC뿐이고 소프트웨어가 없다.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도로나 철도에만 매달리면 미래가 없다", "지금이 무신정권 때도 아닌데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같은 무술축제에만 매달리나. 지금은 인문의 시대이고 융합(하이브리드)의 시대"라며 신랄하게 공격했다. 도정 성과로 거론되는 ‘영충호 문제’와 ‘도정 슬로건’도 이슈화했다. 오 의원은 '영충호(영남·충청·호남)'에 대해서도 "영남이 첫 번째인데 충청은 두 번째에 만족하며 호남을 자극하는 게 맞느냐?"며 "영충호 작명은 괜히 지역 갈등만 부추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선 5~6기 도정 슬로건인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철학이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오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충북도청은 진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더구나 무예마스터십과 관련해 이 지사는 ‘앞으로 충북이 나가야 할 방향이 무예에 있다’며 무예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직후여서 충격은 더했다. 무예마스터십을 중심으로 한 무예진흥정책은 이 지사의 '소신'이었으나 당내 공천 경쟁자까지 이를 비판하고 나서 향후 야권 등의 정치적 공세 등 큰 파장도 예상된다.

이러한 발언이 알려진 상황에서도 이 지사는 말을 아꼈다. 관련한 ‘입장’ 자료조차 내지 않았다.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이유도 있지만 역시나 이 지사의 3선 도전 여부가 여전히 불명확한 탓이라는데 방점이 찍혔다.

4선 중진인 오제세 의원은 일찌감치 지사 선거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경선 불사’라는 배수진까지 친 상황이지만 이 지사는 3선 도전 여.부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여권 실세인 노영민 주중대사의 보좌관 출신인 이장섭 정무부지사 기용으로 3선 도전으로 사실상 굳혀졌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이 지사는 수없이 반복되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여전히 "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오 의원의 작심 발언으로 사실상 당내 경선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며 “이 지사가 출마하려면 이젠 출마를 위한 뚜렷한 명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순철 기자 david816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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