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K-water융합연구원장
[경제인 칼럼]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인 지난 11월 11일, 중국의 온라인 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약 28조원의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라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등 혁신적 아이템 도입을 통해 현재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기업의 비전과 가치, 성장전략을 기술한 투자설명서에 한 단어를 100번이상 사용했는데 바로 ‘생태계(Ecosystem)’라는 단어다.

생태계라는 개념을 Business에 처음 접목한 것은 1993년 제임스 무어(Moore) 교수로, 그는 기술의 복잡성 증대와 기술 수명 단축 등으로 시장경쟁 형태가 기업간 경쟁에서 가치사슬 경쟁, 나아가 산업 생태계의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오늘날 인간이 생활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임과 동시에 사회·경제의 성장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자원인 물 도 이러한 ‘산업 생태계’ 관점으로써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세계 물산업 규모는 7252억달러로 석유산업 규모의 절반과 맞먹는다. 주요 선진국들은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세계 물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나라도 제7차 세계 물포럼의 개최를 변곡점으로 해 대폭적인 물 분야의 해외 진출을 기대했으나 괄목할만한 성과보다는 일부 대기업의 자체 경쟁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요원한 상태다. 국내 물산업 생태계(Water industrial ecosystem)는 네트워크 이론 중 척도없는 네트워크(Scale-free network) 형태를 가지며, 플랫폼 형성기업(공기업 등) 및 중핵기업이 다수의 협력기업과 직·간접적인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중핵기업의 대부분은 대기업, 중견기업 등이고 협력기업은 중견기업,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

국내 물산업 생태계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1만 7000여개의 물기업 중 1%가 대기업, 1.2%가 중견기업, 나머지 97.9%인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또한 3년 이내 창업기업 비중(6.8%)이 국내 전체 산업(32.8%) 대비 낮은 편으로 물기업의 신생 및 창업 등 생태계 활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한 물산업 생태계가 되기 위해서는 다종다양한 신생기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이 잘 어우러져 서로간의 공정한 경쟁과 협력이 뒷받침 돼야한다. 공공분야 거래비중이 높은 물산업 생태계의 특성상 자연생태계와 달리 인위적인 활성화 지원책이 필요하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중소기업 간 협업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신생기업들의 원활한 시장 진출과 성장을 촉진하고 기술과 지식의 공유를 통한 산업의 발전,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K-water는 물관리 지식·기술을 중소기업과 공유해 국내 물기업의 자생력을 제고하고 물산업을 활성화하고자 ‘물산업 오픈 플랫폼’을 구축했다.

물산업 분야의 벤처기업 창업과 육성을 지원하고 해외수출 지원, 다양한 상담 및 컨설팅, 테스트베드 제공, 인증 서비스 등 물산업의 앵커기관으로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물기업의 매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 나아가 해외 물시장 진출로 연결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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