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오늘 논의… 예결위 차원 처리 관건
시 “그어떤 사업보다 국회분원 반영 중요”
이춘희 시장·이해찬 의원 사활건 총력전

이춘희 세종시 정부 사활이 걸린 세종 국회분원 설치가 이번 주 벼랑 끝 운명의 갈림길에 선다. 국회분원 설치의 첫 단추, 설계비(20억원) 국비 확보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세종시 8개 주요 국비 쟁점사업 목록 가장 윗자리에 이름을 올린 국회분원 설치 설계비 확보는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상태.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법정기한(회계연도 30일 전 의결, 헌법 54조) 내 처리되지 못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됐다.

이 같은 흐름 속, 여야 3당은 3일 협상을 재개하고, 4일 본회의를 소집해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4일이 국회분원 설계비 확보의 최후 마지노선으로 읽힌다. 관건은 본회의 전, 예결위 예산안에 국회 분원 설계비를 끼워넣느냐 여부다. 여야 3당은 공무원 증원, 세법, 아동수당 인상 등 중요 사업은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의장으로 구성된 '2+2+2' 회동에서, 나머지 사안은 국회 예산결산위 소소위에서 투트랙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큰 틀의 물밑 협상이 마무리되면, 예결위는 곧바로 막판 예산안 다듬기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예산 다듬기 작업엔 6~7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세종 국회분원 설계비의 운명도 이 순간 순식 간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예산안 협상이 결렬될 경우, 7·8일 본회의까지 최종 타협을 이어간다는 가안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기간 국회 분원 설계비 반영안이 구체화되기는 어렵다는게 지배적 시각이다.

세종시는 국립행정대학원 건립 연구 용역비, 카이스트 융합의과대학원 관견 예산 등 나머지 7개 국비를 포기하고 서라도, 국회분원 설치 설계비만은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 행정수도 완성의 상징성이 퇴색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서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국회분원 설계비 반영을 장담할 수 없다. 공무원 증원 등 쟁점사안이 자리하고 있어, 예산편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별로 사업이 1~2개 정도 반영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분원 설계비만 반영되더라도 시 입장에선 성공”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 불안감은 크다. 국회 분원 설계비 반영안이 파기될 경우, 이춘희 시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돌아보면 정치권, 국회 등의 관심 부족이 컸다. 시민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세종시의 총량, 역량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정면 돌파라는 대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춘희 시장을 비롯해 시 예산 담당 실무진은 최근 국회를 잇따라 방문, 김교흥 국회사무총장과 예결위 의원들을 만나 조율을 시도했다. 거목 이해찬 의원 역시 예결위 여야 간사를 만나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사활을 걸고 있다. 일단 여야가 협의를 끝내주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무원 증원안 등 쟁점 해결 시점이 핵심이다. 이후 국회 분원 설계비를 예산안에 집어넣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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