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끝내 펼치지 못한 재롱잔치 - 4편·끝
암 투병 불구 ‘씩씩한 아이’ 동환이 아픔 세월에 씻기길

더 이상만 나빠지지 않기를, 그게 부모의 바람이자 소원이었다. 여느 아이들처럼 책가방 매고 시간 맞춰 학교 가고 또 때 되면 집으로 돌아오고. 어떠한 불안이나 두려움 없이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기를 부모는 늘 꿈꾸고 있다.

대전에 사는 9살 동환이는 두 번째 암투병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 몸속에 종양이 다시 자라나면서 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생각지 못했다. 부모는 두 번째 암투병이 무색할 정도로 동환이가 씩씩한 아이라고 했다. 자랐던 머리카락이 다시 빠질 때도, 더이상 주삿바늘 꽂을 데가 없다고 할 때마저도 아이는 부모가 볼세라 어떠한 내색한번 하지 않았다.

가족은 동환이의 치료 때문에 함께 있을 때보다 떨어져 살 때가 더 많았다. 동환이는 병원에서 수년을 살았고 어머니 경순 씨는 그런 아이의 옆에서 온종일을 보냈다. 일용직 노동자인 아버지 중호 씨는 치료비를 버느라 동환이와 떨어져 지방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다. 동환이의 형 동현이는 수년간 이모 집에 맡겨져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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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이들이 없는 집 안에는 사진만이 빼곡하다. 꾸밈없는 아이들의 미소와 따뜻한 체온을 그는 사진으로 기억해야 할때가 더 많았다. 중호 씨는 “일하느라 그동안 아이들을 보러 갈 시간이 많이 없었다”며 “몇달간 못보면 훌쩍 훌쩍 커 있더라. 아이들이 보고싶을 때나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 궁금할 때 사진을 얻어와 붙인 것이 벌써 이만큼이나 됐다”고 했다.

아무리 매서운 겨울의 추위도 따뜻한 봄이 오는 소리에 자리를 양보하고 만다. 부모는 동환이의 아픔도 세월에 씻겨 그렇게 흘러가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어머니 경순 씨는 “아이가 투병한지 벌써 4년이 흘렀다”며 “사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들다. 우리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부모로서도 너무 속상하고 미안하다. 우리 가족에 성공이 다른 무엇이 있겠나.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했다. <13번재 사연은 8일자 1면에 게재됩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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