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승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장
[투데이포럼]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연안지역개발 등 여러가지 자연적, 인위적 원인으로 해안침식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국내 유일한 해안형 국립공원으로 해안침식에 대한 대비를 항상 염두에 두고 공원관리를 진행해 왔다. 특히 태안지역의 주요 자연자원인 해안사구는 침식문제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지역이며 다각적인 관리가 필요한 지역이다. 해안 침식문제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한다. 주변지역의 인공방파제나 옹벽 등에 의해 파랑의 에너지 변화로 침식되는가 하면 큰 하천 등 육상 퇴적물질 공급이 중단된 경우에도 발생된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무분별하게 진행해온 해사채취 역시 모래의 주요공급처 상실로 이어져 모래해변의 침식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23개의 크고 작은 해안사구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 해안사구는 해안침식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해안사구는 외해로부터 강한 파도가 부딪혀 쌓여있던 모래가 자연스럽게 부서지면서 에너지를 흡수하게 되고 부서진 해안사구는 다시 겨울철 바람에 의해 쌓여 회복하게 된다. 이렇게 해안사구는 자연방파제 역할을 함으로써 해안지역을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해안사구가 해안침식과 해안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공원에서는 건강한 사구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복원사업을 진행해 왔다. 2002년부터 진행되어온 해안사구 복원사업은 안면도 지역의 기지포-삼봉 지역을 시작으로 바람아래, 몽산포, 마검포, 구례포, 학암포 등 15년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복원방법으로는 해안사구의 모래퇴적을 유도하는 모래포집기 설치, 파랑에너지 변화를 주는 해안옹벽제거, 해안사구 식물 식재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태안해안국립공원은 좀 더 과학적인 해안사구 복원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해안지형의 정보와 함께 해안사구에 영향을 주는 요소의 정보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해안사구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 해변의 저질, 형태, 주변환경 인자 등을 해변 별로 분석하고 지상라이다와 드론 등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해안지형을 측량하여 그 변화를 시계열로 분석하고 있다. 해안지형변화를 통해 앞으로 침식될 지역과 퇴적될 지역을 구분하고 향후 복원사업에 반영하여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복원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역별로 복원이 시급한 정도를 파악하여 복원우선순위를 선정하는 등 중장기 계획을 설정하여 체계적인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자연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태안해안국립공원서는 그간의 연구, 조사 등 축적된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공원관리로 앞으로의 변화에 지혜롭게 대응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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