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김수진 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직장인 윤모(28) 씨는 세 달 전부터 콧물이 나오고 코가 막혀 휴지를 달고 살았다. 코를 풀면 항상 누런색 콧물이 나왔고, 풀더라도 시원하지 않았다. 약을 사다 먹어봤지만 효과도 없고, 콧물이 목 뒤로 계속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근무 중에도 지속적으로 신경이 쓰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느낀 윤 씨는 병원을 찾았고, 만성 축농증이라는 진단을 받아 약물치료를 했으나 호전이 없어 수술을 고려하게 됐다.

축농증, 즉 부비동염이란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코가 막히고 누런 콧물을 흘리게 되는 질환이다. 질병이라는 인식이 적은 탓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아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만성화를 막아야 한다. 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수진 교수의 도움말로 부비동염에 대해 알아본다.

◆코감기 증상 2주이상 지속… 부비동염 의심

부비동이란 코 주위의 얼굴뼈 속에 존재하는 빈 공간으로 이 공간은 콧속으로 열려있는 자연공이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 환기와 분비물의 배설이 이루어진다.

감기나 비염, 구조적 이상 등에 의해 점막이 부어 자연공이 막히면 부비동에 환기나 배설이 되지 않아 염증이 생기고 농이 고이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질병 기간이 3주 이내이면 급성 부비동염,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급성 부비동염에서는 권태감, 두통, 미열과 함께 콧물, 코막힘, 안면부 통증이 올 수 있으며, 만성 부비동염이 되면 코막힘과 지속적인 누런 콧물, 코에서 목 뒤로 넘어가는 콧물, 빈번한 코피 등이 나타난다. 또 더 진행하면 후각 감퇴 두통 및 집중력 저하 등을 호소하게 되고, 중이염이나 기관지염이 생기기도 한다.

◆임플란트 시술 전 부비동염 유무 확인해야

급성 부비동염의 원인으로는 감기, 인두염, 치아감염, 알레르기와 같은 선행 질환, 비중격만곡증과 같은 구조적 이상, 비강 내 종양으로 인한 폐쇄, 외상, 악안면 기형 등을 들 수 있다.

만성 부비동염은 급성부비동염이 적절히 치유되지 않거나 급성염증이 반복될 때 생긴다. 구조적 혹은 생리학적인 이상이 부비동 분비물의 배설을 방해하면 세균 감염과 염증 발생으로 점막이 붓게 되고, 자연공이 폐쇄되어 분비물의 배설이 나빠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최근에는 치과에서 시행하는 임플란트 시술과 관련된 부비동염이 늘고 있다. 주로 위 어금니 임플란트 시술과 관련하여 나타나는데, 위 어금니 뿌리 쪽에 상악동이라는 부비동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골이식을 동반한 임플란트 시술 중 상악동 점막이 손상될 수 있는데 기존에 부비동염이 있는 경우는 점막이 손상돼 부비동염이 악화되고 치료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임플란트 시술 전 부비동염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비동염의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병력으로 우선 의심해 볼 수 있으며, 코 내시경을 이용해 비강 내 병변을 정밀하게 관찰한다. 필요한 경우 방사선 촬영을 시행하는데 단순 X선 촬영도 도움이 되지만, 단순 검사들로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없거나 수술 예정인 경우에는 CT 촬영을 통해 병변을 정밀하게 확인한다.

◆재발 잦은 부비동염, 수술 의미 없다?

부비동염의 치료 원칙은 부비동의 환기, 배설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급성 부비동염이나 소아의 경우는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며 비강 내 스프레이와 비강세척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면역기능의 이상, 알레르기 소인이 있는 경우 소아에서 아데노이드 비대증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반복성 부비동염이나 만성 부비동염으로 이행되기 쉽다. 약물치료에 듣지 않는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수술은 염증이 있는 부비동을 개방해 환기와 배설이 되게 하고 원인이 될 수 있는 코 안의 구조적 이상을 교정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윗입술을 들고 수술하는 상악동근치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부비동내시경수술이 보편화되고 발달되어 훨씬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고 치료 성공률도 높다.

김 교수는 “부비동염은 재발이 잘 되기 때문에 수술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수술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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