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혁 청주시 서원구 농축산경제과 주무관
[투데이춘추]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6년 발생한 경주지진으로 입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발생한 이번 지진은 대한민국 온 국민의 마음도 흔들어 놨다.

역사상 처음으로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비롯한 대학입시 스케줄마저 재조정 됐다. 남의 나라 일인 줄 알았던, 그래서 대비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던 예측불가의 이 자연재해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 지진은 이웃나라 일본이나 칠레 등의 나라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자연재해다.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 속하는 지역은 불안정한 지각판들로 인해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아 심하게는 규모 9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다. 내진설계가 잘 돼 있다는 일본에서도 규모 8 이상의 지진으로 대부분의 건물은 균열이 나고 심하게는 붕괴까지 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지진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대한민국 한복판에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다면, 대부분의 건물은 맥없이 무너지고,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모두들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어떡하면 좋을까'하며 걱정만 한다. 이미 주택가에 우후죽순 퍼져버린 필로티 구조의 신축 원룸 건물의 기둥은 5.4의 지진으로 아슬아슬하게 붕괴만 면했다. 그런 건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애초에 지진 고려는 하지 않은, 주차 공간의 확보를 위해 생겨버린 아찔한 자본주의의 괴기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점이 보이면 고쳐야 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논리로 계산 불가능한 인간의 생명은 바람 앞의 등불이다. 안전하지 않은 건축물은 분명히 시정 가능한 부분들이고 일정 규모 이하의 지진은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지난 7월 14일부터 16일에 걸친 청주지역 폭우로 4개월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관련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청주시는 피해 보상 이후에도 끊임없이 잘못된 점을 시정하기 위해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혹시 닥칠 눈 관련 재해를 예방하고 산불 방지, 구제역 및 AI(조류인플루엔자) 방지를 위해 불철주야 비상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안전한 대한민국 속의 안전한 청주시를 꿈꾸며 같은 피해로 다시 눈물 흘리지 않기 위해 실수를 메우기 위한 노력 중에 있다.

비록 아직 눈에 보이는 성장을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지속적인 노력으로 아무도 대한민국의 안전을 의심하지 않을 때가 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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