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광진·충남본부 부여담당 k7pen@cctoday.co.kr

십여 년 전부터 학부모들로부터 통폐합 논의가 일었던 부여군 관내의 초등학교가 결국 통폐합 수순을 밟으며 지역사회는 물론 교육계에 많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학교는 금강변 낙락장송의 푸름이 가득한 자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인세초등학교다. 지난 1944년 개교하여 60여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수많은 동문들의 추억도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차지했던 역할도 이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해당학교는 전 교생 21명으로 소규모 학교치고는 학생 수가 적지 않은 괜찮은 규모이지만 현재 5~6학년 12명이 졸업을 하게 되면 입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저학년 학부모들이 통폐합을 교육청에 건의 인근에 있는 전교생 39명의 세도초등학교로 지난 7일 통합을 결정했다.

인세초등학교 18세대 전원이 통폐합 찬반 투표에 참석 찬성 12표(66.6%) 반대 6표(33.4%)로 현재 통폐합 행정예고가 부여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상태이다. 오는 11월 29일까지 획기적인 방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60년의 긴 역사를 가진 인세초는 교명을 내리는 절차를 밟게 된다.

부여교육을 총괄하는 부여교육지원청의 교육행정은 학보들의 의견을 존중 행정수순을 밟아야 하지만 부여교육장을 비롯한 일부 뜻있는 일선 교사들은 폐교를 막아보고자 지역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현재 노력중이다.

인세초등학교와 세도초등학교는 강경지역과 인접해 많은 수의 학부모들이 강경에서 주택을 구입 생활하고 농사만 세도지역에서 짓고 있는 현실로 중학교 입학은 강경에 있는 학교를 선호하고 통폐합 대상인 인세초 학생들도 폐교가 되면 아예 강경지역 초등학교 전학을 고려중인 것으로 파악돼 인구유출을 막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인세초 학부모는 비슷한 학생 수를 가지고 있는 세도초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교육환경이 좋은 인세초로 교명을 변경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세도초와의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을 남겨 놓고 있다.

행정예고가 만료되는 11월29일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이틀이지만 뜻 있는 인사들은 지금이라도 행정기관과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져 폐교의 위기를 막아달라고 간절히 부탁하고 있다.

학교가 없는 지역이 점점 늘고 있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회도 동문회도, 선생님도 이제 그리운 단어가 되어가고 있으며 어쩌다 찾은 모교에는 잡풀만 무성한 폐허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