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온 전 대전봉명중학교 교장(교육학 박사)
[시선]

최근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광속도이다. 이에 세상의 변화를 통찰하지 못하면 개인도, 기업도 그리고 학교도 이제는 성공은 물론 생존까지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 됐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성공은 말 그대로 꿈일 뿐이다. 꿈을 포기하면 그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므로 꿈을 포기하기 보다는 꿈을 이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교는 꿈을 가꾸는 교육의 터전이다. 그러므로 학교 구성원의 꿈을 이루려면 꿈을 키우게 하는 리더십이 크게 요구된다. 학교장의 리더십에 따라 교육활동의 결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는 원천은 바로 통찰력이다. 학교장의 통찰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통찰력의 실행에 따라 학생들의 꿈을 꾸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기도 하고 교육활동의 방향을 조정해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통찰력의 의미는 무엇일까? 통찰력은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의미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통찰력이다. 또한 의미에는 변화하지 않는 것과 변화하는 것이 있다. 변화하지 않는 것 혹은 거의 변화하지 않는 것이 바로 이치이며 모든 만물의 기초다. 이치를 깨닫는다는 것은 모든 변화나 복잡한 현상의 최종 결론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즉 통찰력으로 끝을 알고 있으니 어떤 문제에 대해 미리 대처할 수 있다.

이치를 모르는 학교장은 현상만 보고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자세히 현상을 살피고 신중하게 결정하지만 이치를 모르기에 겉만 보이는 것으로 결정한다.

파도에 일렁이는 수면의 변화는 보지만 그 아래에 있는 물의 큰 흐름의 변화는 보지 못하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은 얻을 수 있으나 나중에는 모든 것을 잃는 우매한 학교 조직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학교장은 자기 판단의 우물에서 벗어나 이치를 깨닫는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면 통찰력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가? 예측능력을 통찰력으로 부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통찰력은 길러지는 것’일 것이다. 또한 모든 일에는 패턴이 존재하는데 이 패턴의 핵심과 본질을 보는 것을 통찰력이라고 한다면 그 패턴을 읽고 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면 학교에서 학교장의 통찰력을 적용시킨 우수사례를 살펴보자. 우선 학교장은 교육공동체 의식을 강조해 비전과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학교장 경영목표의 실천과제로 3무(학교폭력, 학습부진, 불평불만) 운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했고, 친구사랑운동을 전개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일취월장 학습반을 조직해 지도했다. 그리고 모든 교육활동에 보상하며 존재의 의미를 인정해 준 결과, 학교와 개인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해 희망찬 학교생활을 영위하고, 학교폭력이 거의 없어지고, 한 반에 학습기초미달자가가 없거나 한 두 명의 학습부진자가 있을 뿐이었다.

한 학기가 지난 후부터 학교 구성원들의 불평불만보다는 항상 보람과 긍지가 가득한 '즐거운 교실과 행복한 학교'의 분위기가 있는 가고 싶은 학교가 됐다.

인간이 오래 산다고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며, 돈을 많이 번다고 훌륭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삶에 있어서 양이 질을 보장하지 않는 것처럼, 학생 교육에 있어서도 질은 양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양만이 수준 높은 질을 보장할 뿐이다. 이렇듯 학교장의 통찰력은 한 개인과 학교의 성과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량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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