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아침마당]

지난 22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러시아·이란·터키 3자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중재에 힘입어 조만간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세력이 모두 참여하는 '시리아 국민 대표자회의'를 개최하는데 합의하였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권좌를 당분간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커져 7년 가까이 이어져온 시리아 내전의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기사와 23일에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슬람 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피난민들을 고향인 미얀마로 송환하기로 미얀마 정부와 합의했다는 기사가 연속해서 보도되어 국제인권문제로 비화된 로힝야족 사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내전 등과 같은 재난으로 보호를 필요한 하는 사람은 6774만 9838명이고 이중 난민은 1718만 7488명(유엔난민기구 2016 동향보고서)으로 나타나고 있다.

7년간 장기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의 상황을 살펴보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약 1300만명이며, 그중 아동이 600만명,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850만명, 국내 실향민 650만명 중 아동은 280만명, 손길이 닿지 않는 곳 혹은 군사 포위 지역에 사는 200만명의 아이들, 가난속에 살아가는 시리아 인구 비율 85%, 안전하고 믿을만한 물의 공급처가 없이 사는 사람이 인구의 70%, 28만명의 시리아 어린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으며 이는 학령기 아동의 50%에 달한다.(2017 TDH(스위스 아동구호단체) 발표자료)

시리아 난민들이 찾은 곳은 터키 3백만명, 레바논 1백만명, 요르단 66만명, 이라크 23만명, 이집트에 12만명 이상이 등록되는 등 시리아 인접 국가에서는 시리아 난민을 수용해 주는 관대함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364명이던 난민신청자는 2016년 7,542명으로 20배가 늘었으나, 2016년 난민 인정 98명, 인도적 체류허가 246명으로 단 1.3%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아 안정적으로 한국에 머물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난민인정 심사는 일부 기준을 보고 심사여부를 결정해 통과한 사람만이 난민인정 심사 절차를 받기에 난민신청자의 33.9%는 입국심사 조차 없이 입국거부 되고 있어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난민신청자들이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에 권고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로힝야족 피난길에서 400명이 넘는 신생아가 출산하였고, 또 수백만명의 아동이 내전과 피난길에 갑작스럽게 부모를 잃고, 보호자 없이 난민으로 떠돌고 있는 상황으로 아동들은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깊은 상실과 트라우마, 혼란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아동의 삶을 안정시키는 것은 난민 초기 위기 대응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급한 과제이며, 아동들이 안정적인 일상을 최대한 빨리 되찾는 것은 식수, 위생 및 식량의 보급만큼이나 중요한 우선 과제일 것이다. 난민인구의 절반이 아동이며, 난민이 타행에서 보내야 하는 평균 기간이 17년이기에 아동의 성장과 발달은 뒤로 미뤄질 수 없다. 박해를 피해 이주한 사람들에게 해외에서 보호를 제공하는 관행은 문명의 가장 오래된 특징 중의 하나이고, 식민사회·전쟁과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을 여러 차례 경험하고 경제대국이 된 우리나라는 시리아, 남수단, 로힝야족과 같은 난민들에 대해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들에게 기본적인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어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기관의 인도적 보호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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