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편견과 달리 부작용 발생률 낮아, 모든 암 환자에 부위·병기 상관없이 적용
10~15분 이내 치료하고 통증 없어 장점, 몸에 축적된다는 건 ‘오해’ 주위피해 無
급성반응 나타나도 금방 완전히 회복돼, 치료법 나날이 진화… 꾸준해야 효과 커

▲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이 최근 도입한 4차원 초정밀 방사선 암치료기인 일렉타 Versa HD로 방사선 암치료를 하는 모습. 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인영 교수.
악성 종양,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암(癌)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암의 3대 치료법에는 수술치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암 치료에 대해서는 주로 수술치료와 항암치료를 떠올릴 만큼 방사선치료는 암치료법 중 가장 덜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방사선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으로 적절한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방사선치료는 부작용 발생률이 낮고 모든 암 환자에게 부위와 병기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암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분열, 성장 후 수명이 다하면 스스로 사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다양한 원인으로 세포의 이러한 정상적인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사멸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과다 증식해 덩어리를 만든다.

우리는 이를 종양(腫瘍)이라고 부른다. 그 중 주위 장기에 침윤(浸潤·수분이 스며들어 차차 젖어 감)하거나 타 장기로 전이해 조직을 파괴하는 종양을 악성 종양, 즉 암이라고 지칭한다. 암 치료 후 성적(국소 종양 제어율 및 생존율)은 과거에 비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방사선치료는 1890년대 뢴트겐에 의해 엑스선이 처음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1950년대부터는 고에너지 방사선 치료가 본격화됐다. 방사선치료란 고에너지의 방사선으로 체내에 있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이다. 암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인 DNA(Deoxyribonucleic acid, 유전물질의 하나)를 파괴해 암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죽어나가게 만드는 원리다.

일반 세포는 방사선이 조사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원상복귀를 하지만, 암세포는 일반 세포와는 다르게 방사선치료 후 잘 회복하지 못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성질들을 이용해 분할 방사선 치료를 하면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아프지 않아

방사선치료는 약 10~15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며 누워 있는 상태에서 치료하기 때문에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고에너지의 방사선이 체내를 통과해도 통증 또는 불쾌한 느낌이 없기 때문에 통증에 민감하거나 내과적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암을 가진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

◆방사선은 몸에 축적되지 않아

방사선치료를 하는 도중, 몸에서 방사선이 나오진 않을지 또 그로 인해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오해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방사선’과 ‘방사성’을 착각해 알려진 잘못된 상식이다. 방사성(放射性) 물질을 체내에 삽입하는 치료를 받지 않는 이상, 방사선 치료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방사선 치료 후 가족과 접촉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는다.

◆육류, 날음식? 무조건적 제한은 아냐

방사선 치료 중에는 무조건 육식이나 날 음식을 제한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고단백의 식사가 방사선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복부나 골반 부위의 방사선치료로 인해 설사가 있다면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혈액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날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치료 전부터 호중구 수치가 낮거나 방사선치료 부위가 넓어서 골수 기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또는 항암치료와 동시에 치료하는 경우에는 날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무조건 육식 및 날 음식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와 상의 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사선 치료 후 급성반응은 완전히 회복돼

방사선치료는 치료 부위 및 치료 범위에 따라, 환자의 기저질환의 정도에 따라 체력적으로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 치료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치료가 거듭될수록 조금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치료 중 공백 기간 없이 계획된 치료를 완료한다. 그만큼 방사선치료는 다른 암 치료법과 비교해 봤을 때 치료에 있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방사선치료는 수술처럼 국소적인 암 치료법이기 때문에, 방사선치료를 한다고 해서 항암치료와 같이 전신적인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왼쪽 유방에 방사선치료를 하는 경우, 왼쪽 유방의 피부에 얕은 화상을 입은 것과 같이 가려움이나 따끔거림, 피부색 변화 및 피부탈락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오른쪽 유방 및 그 외 모든 부분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방사선치료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치료 중 또는 치료 완료 후 3개월 이내에 생기는 급성반응과 치료 완료 후 3개월 이후에 생기는 만성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만성부작용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환자들은 치료 중에 나타나는 급성반응에 불편해할 수 있다. 급성반응은 방사선치료가 끝나고 2주~1달 사이에 대부분 좋아지기 때문에 방사선치료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현재 방사선 암 치료기의 도약적인 발전으로 이런 급성반응들마저도 최소화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방사선 추가 치료는 과거에 받은 방사선 용량과 범위, 첫 번째 방사선 치료가 완료된 이후 어느 정도 기간 후에 추가 치료를 했는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반드시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와 면담 후 추가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암환자들의 희망, 최첨단 방사선 암치료기

일반 방사선치료에서 정밀 방사선치료까지 방사선치료 기법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방사선치료로 인한 부작용도 최소화함과 동시에 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됐다. 또 최신의 정밀 방사선치료 기법을 완벽히 구현해낼 수 있도록 방사선 치료기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방사선 암치료는 날마다 꾸준히 받아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어 치료 중 공백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조인영 교수는 “방사선 치료 도중에 나타날 수 있는 급성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하기를 원하거나 잠시 쉬었다가 치료하기를 원하는 환자들이 가끔 있다”며 “급성반응은 치료 완료 후 2주~1달 사이에는 완전히 회복되기 때문에 치료 중 당장 조금 힘들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도움말=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인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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