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충북본사 편집부국장
[데스크칼럼]

선거는 '프레임'(frame·구도) 싸움이다. 개인적인 인기도나 지지도가 아무리 높아도 정당을 선택하지 못하면 무소속으로는 당선되기 어렵고, 정당공천에다 인지도까지 높아도 선거구도가 복잡해지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내년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선거가 주목을 받는다. 이 선거 역시 선거공학적 프레임 싸움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도지사 선거의 경우 이시종 현 지사의 3선 도전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당선가능성 역시 가장 높다. 그러나 '복병'은 있다. 같은 당 오제세 국회의원(청주 서원)이다. 오 의원은 경선도 불사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이를 다시 거두어 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이 지사와 오 의원은 경선을 통한 피말리는 예선을 치를 전망이다. 이 지사와 오 의원은 경력 등 프로필이 상당히 겹친다. 누가 우세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힘들다.

노영민 주중대사가 변수다. 웬 주중대사가 변수냐고 하겠지만 사실상 경선은 물론, 본선의 승패도 노 대사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노 대사의 영향력은 민주당내 막강하다. 그런점에서 노 대사의 최측근인 이장섭 정무부지사 기용은 묘수로 풀이된다. 이 지사가 노 대사와 사실상 손을 잡았으니 경선 구도에선 이시종 지사가 우세를 점한 상황이다.

두 사람이 공통점으로 안고있는 '핸디캡'도 있다. 바로 '나이'라는 변수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지사 후보를 찾는데 애를 먹고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모두 출마를 고사하기 때문이다. 충북 전체를 선거구로 하는 도지사 선거의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구도는 바로 신-구 간의 대결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이 젊은 신진 정치인을 내세울 경우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선거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자유한국당은 젊은 정치인을 물색중이다. 자유한국당이 계산하는 선거구도는 바로 신-구 대결 프레임이다. 경륜, 정치력 모든것을 갖췄지만 젊은 후보와의 대결이 민주당으로선 가장 버거운 싸움이다.

청주시장 선거 또한 여야 모두 치열한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이승훈 전 청주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하면서 벌써부터 10여명의 예비주자들이 본격 예선전을 준비중이다. 민주당에선 한범덕 전시장, 연철흠 도의원, 이광희 도의원, 정정순 전 부지사가 거론되고 자유한국당에선 김양희 도의장, 황영호 청주시의장, 김병국 전 청주시의장 등이 거론된다. 최근 회자되는 이승훈 전 시장의 부인인 천혜숙 교수와 이범석 시장 직무대행도 있다. 천 교수의 출마타진은 이승훈 시장의 낙마에 대해 청주시민의 심판을 다시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청주시민이 천 교수를 선택해 다시 이승훈 시장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선거구도상 가능한 프레임이기는 하지만 이는 절대 '상수'가 아니다. 청주시민이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다.

이범석 직무대행 카드도 많이 회자되지만 정당 공천을 받기는 사실상 늦었다. 당원도 아닌데다 관리를 해오지도 않았다. 당원들이 결정하는 경선을 통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소속 출마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공직에선 이 직무대행의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결국 선거는 구도의 싸움이다. 누가 어떤 구도를 만드느냐에 선거 승패가 달려있다.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지만 '구도'를 보면 결과는 이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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