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항 강진으로 1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다. 수능 도중에 지진과 같은 또 다른 돌발변수가 발생하지나 않을까 마음을 졸였으나 큰 탈 없이 무사히 마쳐 안도감이 든다. 사상초유의 수능 연기라는 '멘붕'을 딛고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발휘한 수험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시험을 잘 치르고, 못 치르고를 떠나 수험생들은 마음의 안정부터 취한 뒤 추후 대입 일정에 대비해야겠다.

수능은 끝났지만 본격적인 대입전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대학별 수시모집 면접·논술·적성고사가 수험생 앞에 놓여있다. 수험생들은 수시전형에 대비하면서 탈락에 대비해 정시모집 전략도 짜야한다. 적성에 맞는 학과선택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격우선주의에 집착한 나머지 학과선택을 잘못해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도중에 포기하는 학생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일선학교는 학생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낙담하는 학생도 있을 줄 안다. 이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세심히 보살펴야 한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심리적 긴장감에서 해방돼 자칫 탈선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음주, 흡연, 유흥업소 등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순간의 호기로 범죄의 늪에 빠져 평생 주홍글씨를 안고 사는 불행은 없어야 한다.

경찰과 교육청이 수험생 탈선예방에 나선 건 적절한 대응이다. 합동교외지도반을 편성해 유흥가 등을 돌며 청소년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청소년들의 일탈은 공교육 부재에서 비롯된다. 수능 이후 졸업 때까지 3개월간의 황금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능이 끝난 고3의 교육과정은 시간 때우기에 급급한 경향이 있다. 모든 교육과정이 수능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진로교육 인성교육에 주력해야 한다. 그동안 미뤄놨던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에 투자하는 시간으로 삼아야겠다. 학교는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가정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밥상머리 교육에서 올바른 인성이 길러진다. 청소년들이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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