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로마서 한지 이용한 전시회 '눈길'…아요사 교수 "한지 널리 알리고파"

▲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예술가 리카르도 아요사가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폐막한 '불확실한 경계'라는 개인전에서 한지를 이용한 작품들을 소개해 현지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7.11.22
▲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예술가 리카르도 아요사가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폐막한 '불확실한 경계'라는 개인전에서 한지를 이용한 작품들을 소개해 현지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7.11.22
▲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폐막한 전시회 '불확실한 경계' 전시회가 열린 스파치오 누오보의 관장 기욤 매트르(왼쪽)과 작가 리카르도 아요사. 2017.11.22
▲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폐막한 전시회 '불확실한 경계' 전시회가 열린 스파치오 누오보의 관장 기욤 매트르(왼쪽)과 작가 리카르도 아요사. 2017.11.22
▲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예술가 리카르도 아요사가 22일 로마의 갤러리 스파치오 누오보에서 폐막한 '불확실한 경계'라는 개인전에서 한지를 이용한 작품들을 소개해 현지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7.11.22
▲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예술가 리카르도 아요사가 22일 로마의 갤러리 스파치오 누오보에서 폐막한 '불확실한 경계'라는 개인전에서 한지를 이용한 작품들을 소개해 현지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7.11.22
▲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위치한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인 스파치오 누오보. 2017.11.22
▲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위치한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인 스파치오 누오보. 2017.11.22
"이탈리아 예술가가 왜 한지를 쓰냐고요?…영감 주기 때문이죠"

伊로마서 한지 이용한 전시회 '눈길'…아요사 교수 "한지 널리 알리고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아마 한지를 현대 미술 작품에 접목해 전시회를 연 사례는 제가 이탈리아에서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평생 열정을 바칠 대상인 한지를 이용한 전시회가 여기서도 제법 관심을 받아 뿌듯합니다."

이탈리아 작가에 의해 우리 종이 한지로 만든 현대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로마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현대 미술 갤러리 '스파치오 누오보'에서 2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는 종이 전문가로 로마국립미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리카르도 아요사(43)가 '불확실한 경계'(Incertif Confine)라는 제목으로 꾸민 것으로, 약 1개월 간 이어졌다.

사진과 종이를 접목해 현대미술을 꾸준히 선보여온 그는 2011년 9월 베니스 비엔날레의 마스터 클래스에 초청받기도 한 꽤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다.

아요사 교수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한지를 재료로 쓴 한지 작품 8점을 포함해 총 15점의 작품을 이번 전시에 선보였다.

특히 직접 만든 한지에 블랙베리, 석류 등 다양한 천연 염료를 동원, 다채로운 색깔을 번지게 한 한지 작품들은 독특한 색감과 정서를 빚어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아요사 교수는 "서양 작가가 한지라는 동양의 생소한 종이를 매개로 작품을 내놓은 것에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나타냈다"며 "한지에 대해 설명하면, 한국이 디지털 기기가 발달한 나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유구한 종이 전통이 있었냐며 관람객 대부분이 놀라더라"고 소개했다.

한지에 대한 관람객의 높은 관심은 이번 전시에 내놓은 한지 작품들이 죄다 판매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한지 작품 중 일부는 내년에 시카고 미술관에 전시될 예정인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들과 나란히 소개하겠다며 미국의 한 재단이 꽤 비싼 값에 사갔다고 스파치오 누오보의 프랑스인 관장인 기욤 매트르가 귀띔했다.

동서양의 다양한 종이 특질을 비교하며, 직접 제작해 창작 작품에까지 응용하는 아요사 교수가 한지에 눈을 뜬 것은 2015년 4월 로마에서 열린 한지 전시회와 한지 뜨기 시연을 통해서다.

이후 그는 같은 대학의 라우라 살비 교수와 의기 투합, 그해 9월부터 그래픽학과의 정규 과목 중 하나인 종이 수업에 한지를 소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작년 12월에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주관으로 한국에서 열린 해외 지류 전문가 대상 한지 워크숍에 참여해 한지 장인으로부터 한지 제작을 직접 배우며 한지에 대한 이해도와 열정이 더욱 커졌다.

현재는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기증받은 한지 제작틀을 이용해 종이 과목 수업에서 한지의 역사는 물론 한지 제작법까지 직접 가르치고 있다.


아요사 교수는 갤러리에 걸린 자신의 한지 작품들을 가리키며 "닥종이로 만든 한지는 내구성이 강한데다, 제작 과정에서 인공적인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자연적인 종이다. 천연 염료가 섞인 물을 종이에 충분히 머금을 수 있어, 다양한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게 가능했다. 아마 다른 종이들로는 이런 느낌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한지 제작을 배울 때 잿물까지 볏짚, 도토리 껍질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지는 알면 알수록 장점이 무궁무진한 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와 자연을 품고 있는 영감을 주는 종이라 아마 앞으로 평생을 바쳐 몰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이탈리아에서 한지가 문화재 등의 복원에 사용된 적은 있지만, 현대 미술의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적지 않는 의미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요사 교수는 "현대 미술은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며 "앞으로도 한지를 직접 제작하고, 연구하는 한편 작품에도 꾸준히 응용해 한지를 이탈리아와 서양 현대 미술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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