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 KEB하나은행 대전황실지점 PB팀장
[시선]

가끔 우편물로 받는 국민연금 가입내역안내서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노후가 준비되고 있다는 든든함에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게다가 연금개시 연령을 5년 정도 늦추어 수령한다면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도 있어 좋다고 생각했다. 헌데 얼마 전 신문에서 나온 내용을 보니 그런 단순한 셈법이 틀릴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실제 본인의 사망시점을 모르는데, 큰 금액을 받을 요량으로 늦게 연금을 수령하고 빨리 사망하게 된다면 숫자적으로 손해가 될 수 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제 아무리 전문가라도 그 모든 케이스에 적합한 답을 내놓기는 불가한 것이다. 결국 제도는 제도일 뿐이고 각자에게 가장 잘 맞는 노후 생활을 위한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 여교수님이 본인의 어머니와 함께 내점해 주택연금 신청을 마쳤다.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을 통해서 수령 받을 것이 없는 분이셨기에 가족과 상의 후 내점 하신 것이다. 중간에 이사를 가면 어찌되는지, 오래 살아서 집값을 초과하여 살게 되면 어찌되는지, 만약에 중간에 큰돈이 필요하면 방법이 있는 것인지. 이분의 경우 젊은 시절 여성경제인협회 일을 하셨을 만큼 똑똑하셨기에 질문도 많았고 상품에 대한 이해가 매우 빠르고 정확했다. 이런 종류의 상담들이 요 근래 많이 일어난다. 부모세대도 꼼꼼하고 신중하게 문의하며 신청했고, 자녀들 또한 그렇게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어 스스로의 경제자립을 하시도록 부모님의 의견을 지지하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예전에는 이런 상담은 중간에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마지막 단계에서 자녀들이 반대한 경우도 있고, 문의만 하는데도 부부사이에 다툼이 생기기도 했었다.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사망 시까지 매달 받을 수 연금 관련 문의가 있다며 만나게 된 고객도 있었다. 그 고객은 또한 본인 사망 시 배우자가 받을 수 있는 확실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지도 문의했다. 필자는 본인이 종신토록 연금수령을 하고 만약 본인 사망 시 배우자가 받을 수 있는 부부종신연금보험 상품을 소개했을 뿐 아니라, 주택연금 또한 안내했다. 반짝이는 손님의 눈빛은 막연하게 어디선가 들었던 것들에 대해 시원한 답을 찾았음을 말해줬다.

고객과의 상담 중에 은퇴 및 노후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그들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남은 생을 살기를 바라고,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이고 자존감 있는 생활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의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활용할 생각은 적은 것 같았다. 주택연금을 통해 꾸준히 현금이 나오도록 하면서 거주의 보장도 받을 수 있는, 두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좋은 제도도 있다는 걸 알아두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끊어지지 않고 나오는 매달의 현금이 생활의 품격을 높일 것은 분명하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