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셔블 헐값 매각·버즈피드 등 부진…"페북 등 플랫폼 등쌀에 위축"

▲ [매셔블 웹사이트 캡처]
▲ [매셔블 웹사이트 캡처]
▲ [버즈피드 웹사이트 캡처]
▲ [버즈피드 웹사이트 캡처]
▲ [출처: 플리커]
▲ [출처: 플리커]
최근 수년간 전통 매체의 부러움을 샀던 미국의 디지털 '네이티브'(토종) 언론사들이 잇달아 성장세가 꺾이며 '매출 한파'를 겪고 있다.

이를 두고 현지 업계에서는 구글·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기반 서비스)의 영향력이 급증하면서 해당 매체의 핵심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가 위축하는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유명 온라인 매체 '매셔블'(Mashable)은 인터넷 기업 지프데이비스에 5천만 달러(약 550억원)의 '헐값'으로 매각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매가는 작년 매셔블의 기업 가치 평가액인 2억5천만 달러와 비교하면 5분의 1에 그쳐 현지 업계에서는 '충격'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매셔블은 테크놀러지, 연예, 경제 등 분야에서 탄탄한 독자층을 자랑하던 매체였지만 작년 1천만 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는 등 경영난을 겪었다.

미국 디지털 토종 매체의 선두 주자인 버즈피드(Buzzfeed)와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버즈피드는 올해 매출 목표액 3억5천만 달러(3천582억여원)보다 15∼20% 밑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스 미디어도 8억 달러(8천804억여원) 이상으로 책정된 올해 매출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야후와 허핑턴포스트를 거느린 버라이존의 온라인 미디어 자회사 '오스'(Oath)도 최근 인력 560여명을 감축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버즈피드 등 미국의 디지털 토종 매체는 최근 수년 간 종이 신문과 TV를 외면하는 젊은 독자를 흡수하며 빠른 성장을 거듭해, 기술 격변 속에 활로를 찾던 글로벌 미디어 업계에 '선망'의 대상이 됐다.

국내 주요 언론사도 디지털 혁신 전략을 짤 때 이들을 주요 '벤치마킹' 대상으로 지정해 따로 연구할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미국 디지털 토종 매체가 고전하는 근본 원인으로 현지 인터넷 시장의 양대 플랫폼인 구글과 페이스북을 지목하는 이들이 적잖다.

구글·페이스북이 인터넷 사용자들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해지며 이들이 알고리즘(자동 전산 논리체계)을 조금 바꿔도 디지털 매체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출렁이고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언론 연구기관인 하버드대의 니먼랩(Nieman Lab)은 "디지털 매체가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삼으면서 거대 플랫폼의 속셈에 휘말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사에 플랫폼은 '친구이자 적'(Frenemy)이란 말이 실감 난다"고 평했다.

미국의 유명 미디어 스타트업인 '엑시오스'(Axios)도 "거대 플랫폼은 엄청나게 빠르게 광고 모델을 바꾸고 (인터넷상의) 소비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 어떤 언론사도 이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구글·페이스북 양사는 올해 미국 디지털 광고 지출액 중 약 6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뉴미디어 전문가인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경영학 박사)는 "미국 디지털 매체가 대거 동영상 강화 전략을 펴면서 고비용 문제가 커졌고, 여기에 플랫폼발(發)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더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콘텐츠만 좋으면 무조건 고수익이 실현된다는 미디어 업계의 통념이 옛말이 되는 추세로, 고도의 경영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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