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7-8 패배
장현식 호투, 김하성 맹활약 등 적지 않은 소득

▲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10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이민호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2017.11.16 
    seephoto@yna.co.kr
▲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10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이민호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2017.11.16 seephoto@yna.co.kr
▲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10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이민호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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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10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이민호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2017.11.16 seephoto@yna.co.kr
▲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선동열 감독이 10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패한 뒤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있다.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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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선동열 감독이 10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패한 뒤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있다. 2017.11.16 seephoto@yna.co.kr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전. 7-7로 맞선 연장 10회 말 2사 2루. 풀카운트에서 이민호(24·NC 다이노스)가 힘껏 던진 공을 다무라 다쓰히로가 받아쳤고, 그대로 펜스를 직격해 경기가 끝났다.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라도 지면 안 된다"며 전의를 불태운 한국 대표팀은 2년 전 선배들이 프리미어 12에서 이룬 '도쿄 대첩'을 재현하지 못했다.

끝내기를 내준 이민호는 마운드에서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때 그를 일으켜 세운 건 동료들이었다.

류지혁이 가장 먼저 달려가 이민호를 다독였다. 하주석은 좌절한 친구에게 어깨를 내줬다.

그라운드 중앙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쏟아져 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그 사이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하나둘 이민호 곁으로 모였다. 그가 느낀 좌절감을 조금씩 나눠 짊어진 젊은 태극전사들은 다 같이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선동열 감독은 박수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이민호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얼굴을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질책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정면승부를 벌인 것에 대한 격려였다.

누구보다 일본을 꺾고 싶었을 선 감독은 곧바로 미팅을 소집했다. 라커룸에 모인 선수들에게 "오늘 잘 싸웠다"고 다시 한 번 격려했다.

대표팀에 더는 '패배자'는 남지 않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향한 선동열호는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첫 번째 항해를 마쳤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선 감독이 가장 많이 한 말은 "긴장 말고 제 기량을 발휘하면 된다"였다.

24세 이하 젊은 선수가 주축이 된 이번 대표팀은 선 감독의 당부대로 도쿄돔을 종횡무진 휘저었다.

선발 장현식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새로운 '일본 천적'으로 떠올랐고, 4번 타자 김하성은 결정적인 홈런포에 신들린듯한 수비로 도쿄돔 내야를 접수했다.

1991년 한일 슈퍼게임에서 도쿄돔과 처음 마주한 한국야구는 작아졌다. 거기에는 '국보급 투수' 선 감독도 포함되어 있었다.

26년이 지난 지금, 대표팀 엔트리 25명 모두 도쿄돔에서 처음으로 경기했다.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선수들은 적어도 심리적으로는 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이 "이기면 조금 배울 수 있다. 지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한국야구의 미래를 짊어진 선수들은 서로 위로하며 쑥 자랐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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