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에 가정내 학습 권장
학교장 재량에따라 교실 개방
감독관 점심식재료 취소 불가
급식문제 해결 숙제로 떠올라
“수험생 동요하지 않는것 중요”

▲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16일 청주교육지원청을 찾아 수학능력시험 문답지 보관 실태를 점검한 뒤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관리·보안을 주문했다. 충북도교육청 제공
포항 지진에 따른 예기치 않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로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 학교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 도내 일부 학교들은 시험장 관리 등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에 착수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수능연기가 결정된 15일 오후 늦게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16일 하루 수험생들에게 가정 내 학습을 권장하면서 학교장 재량에 따라 교실 개방을 허용했다.

도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충북 도내 31개 시험장은 수능 연기로 16일 하루 휴업에 들어갔다. 학교는 휴업했지만 학교 관계자들은 향후 정상 수업을 위해 학교로 나와 책상에 붙은 부착물을 떼어내는 등 정비작업을 펼쳤다. 청주 A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는 10여 명이 학생들이 나와 수능을 대비해 자율적으로 학습했다. 해당 학교 교감은 “학생들이 시험 연기로 인해 동요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 연기는 고3 수험생 뿐만 아니라 학교 시험장을 관리 유지해야 하는 학교의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 16일 수능 시험일에 시험 감독관 등의 점심 식재료는 취소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학교 감독관으로 배정된 인원 120명 중 84명은 외부의 인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수험생들의 학교급식이다. 예년의 경우 3학년 학생들은 수능 시험 뒤 오전 수업만 하는 데다 체험학습이나 수시 면접 등으로 학교에서 점심식사를 하지 않는 게 통례였다. 대부분 학교는 수능 이후 점심 급식 수요조사를 한 뒤 1, 2학년 위주로 급식 계획을 수립했다.

기숙사에서 생활해온 3학년 학생들은 수능을 치른 뒤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어서 급식 계획에서 제외했던 이들의 아침 급식 해결도 학교로서는 숙제로 떠올랐다.

청주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오래 전 계약해놓은 식자재 조달 문제로 17일에는 3학년 급식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 됐다"며 "도시락을 싸오게 하던가 주변 식당에서 사 먹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도교육청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16일 교육부에서 수능 업무 담당관 협의회가 열리는 데 이 자리에서 수능 연기로 예상되는 문제를 논의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수 기자 jssworl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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