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개방·1주일 강의 내세워, 병원들 예약변경·이벤트 혼선
여행업계 줄줄이 취소에 울상, 경찰들 수능지 보안 연장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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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연재해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면서 수험생을 비롯한 곳곳에서 대응책 마련을 위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장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학원가다. 대전지역 입시학원들은 16일 수험생들이 연기된 수능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학원을 개방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전날 수능시험 연기 발표 직후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강사들을 비상 소집해 학원 스케줄 전면 재수정에 들어간 곳도 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수험서를 처분했던 수험생들은 학원 인근 서점에서 교재를 다시 사거나 수험서 구비 여부를 학원에 묻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전 서구 소재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1주일 전략’을 주제로 강사들이 학생들의 혼란 최소화를 위한 조언과 강의 계획을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기로 했다”며 “수험생들에게도 학원을 개방해 차분한 분위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기된 수능 탓에 ‘반짝 특수’를 기대했던 성형외과 등 의료계는 수험생들의 수술 일정 취소를 염려하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서구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당초 수능일 직후부터 쌍꺼풀 수술 등 수험생들의 예약이 일주일 이상 완료된 상태였지만 예약 변경을 요구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수험생들을 고려해 최대한 수술 일정을 조정하겠지만 당황스럽다”고 귀띔했다.

지역의 일부 피부과에서는 수험생 할인 이벤트를 연기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이벤트 관련 입간판을 치우거나 SNS 홍보문구를 삭제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여행업계도 밀려드는 취소 신청 때문에 울상 짓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한 여행사 관계자는 “수능 연기로 인한 여행상품 취소 문의가 오전만 해도 6건이 넘었다”며 “천재지변으로 인한 수능 연기 사태는 일반적인 취소 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만큼 환불 방안에 대한 본사 차원의 방침을 따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항공사는 고객 편의 증진 차원에서 수험생과 그 가족에 대해 오는 23일까지 국내선 전 구간에 대해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일선 경찰들도 수능 문제지 보안 등을 위한 특별 경비근무에 돌입하기로 했다. 경찰은 당초 수능일이었던 16일까지 경력을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경력을 1주일 연장 투입해 문제지 보관소 등에서 경비근무를 서게 된다. 이외에도 보관소 관할 지구대에 2시간에 1회 이상 순찰을 펼치고 관할서는 타격대 및 형사기동차량 등을 출동 태세를 유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경찰 관계자는 “23일까지 경비근무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수능 시험일까지 출제·인쇄본부, 문제지 보관소에 경력을 배치하고 경비 근무를 철저하게 수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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