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의 경우 1958년생, 그러니까 1977년 대학에 입학한 학년들부터 고교 무시험 입학이 시행되어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 인사들 이후로는 출신고교는 무의미해진다. 추첨으로 배정된 고등학교를 굳이 명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지방소재 고등학교나 특수목적고 등에서는 개별 전형을 실시한다지만 비율에 있어 미미하지 않을까. 물론 고졸인사의 경우 예외는 있을 수 있다. 출신지도 그렇다. 특히 이즈음 지역안배라는 명분으로 고향이 어느 지역인지를 따지는 소모적인 세태도 바뀔 때가 된 듯싶다.
출생지, 본적 등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부모세대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 결과를 본인이 평생 달고 다녀야 할 이유가 없다.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그릇된 선입관과 편견을 버리고 온전히 능력과 청렴도 등으로 인물을 판단하는 성숙한 척도를 세울 때에 이르렀다. 본인의 자유의지와 선택과는 무관하게 운명처럼 따라 다니는 출신지역이며 추첨으로 들어간 고등학교 등을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