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
[시론]

새벽 4시 30분, 아직 밖은 어둡다. 여느 때보다 일찍 눈이 떠진다. 매일 같은 일상이지만 평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집무실로 향했다. 시청 청사는 빈 건물인 듯 적막이 흐르고,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 유치'를 알리는 현수막만이 이승훈 전 청주시장의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알리는 듯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승훈 전 청주시장의 대법원 선고가 있었던 이튿날 출근하는 길, 헛헛함에 한참이나 시청 청사를 바라보고 난 후에야 의회 건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모두의 우려가 현실이 돼 버렸다. 이승훈 청주시장의 직위 상실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전 시장의 재임 당시 시의회 의원으로서 시민을 위한 올바른 방향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왔다. 대법원 선고 결과에 대해 무척이나 안타깝다. 이 전 시장은 통합 청주시의 초대시장으로서 통합 초기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주민화합과 대규모 투자 유치, 주민복지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요즘 만나는 시민들로부터 시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 주요 현안사업들이 추진 동력을 잃어 차질을 빚을까 걱정들을 많이 한다. 집행기관 공무원들도 아직은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듯하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시 공직자들은 시민들의 우려와 혼란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동요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지금 시기는 올해 추진해 온 주요 사업들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고 그리고 내년도 현안 사업의 철저한 준비 등 흔들림 없는 시정운영으로 시장 궐위라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어느 때보다 시의장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청주시정의 한축인 의회에서는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의 시정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는 물론 의회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히 임할 것을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께 약속했다. 의원 총회를 소집해 엄중한 상황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제 2017년 제2차 정례회를 앞두고 있다. 정례회에서는 2018년도 시정계획의 보고와 2018년도 본예산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다. 지난 달 의원 연찬회를 통해 시에서 추진해 온 다양한 사업들을 검토하고 예산낭비나 비효율적인 업무처리 등의 사항이 없는지 분석했다. 또한, 시정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정례회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년도 본예산을 철저하게 심의해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토록 하고, 발전적인 대안 제시를 통해 집행부와 상호 협조하며 동반자적 자세를 견지해 나아가도록 하겠다.

우리 청주시는 전국 최초로 주민자율 통합을 이끌어내고 우려했던 주민 간의 갈등도 크게 없이 안정적인 통합시의 모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또한, 중부권 핵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 단계 더 나은 발전을 위해 놓여진 크고 작은 사업들을 하나하나 지혜롭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집행부와 의회 모두 시민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과 지역발전을 열망하는 뜨거운 가슴으로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 내길 소망한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지혜와 힘을 보태주시고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주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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