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나는 가드너입니다

[신간] 안티 젠트리피케이션·두 어른

군주론·나는 가드너입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안티 젠트리피케이션 =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은 당사자와 제도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이들이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풀어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예술인이나 상인이 동네에 들어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임대료가 뛰면서 원주민이 동네에서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현상을 정의하고 분석하는 데 집중하는 다른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책과는 달리 젠트리피케이션에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인권운동사랑방의 상임활동가 미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인권을 침해하는 강제퇴거의 한 종류로 파악하고 인권보호를 위한 기본조치로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을 주장한다.

이강훈 변호사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불평등한 관계를 시정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의 방향을, 이영범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부추기는 정부 주도의 쇠퇴지방 도시재생 정책의 문제점을 짚는다. 이들을 비롯해 총 12명의 글이 실렸다.

동녘. 359쪽. 1만9천원.

▲ 두 어른 = '백발의 거리 투사', '길 위의 신부'. 각각 백기완(84) 통일문제연구소장과 문정현(77) 신부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노동자·민중과 함께해 온 두 사람의 생각과 삶의 철학을 100편의 글로 엮었다.

"우리는 모두 오늘의 역사적 현장에 함께 있나니/오늘의 부패, 그 모순과 떡하니 맞짱을 떠야 하는 거다./그런 과제 앞에서 늙고 젊고가 어디 있어요. 진짜 사람이라고 한다면 말이야."(백기완)

"빼앗긴 곳이 현장이야./고통받는 곳이 현장이야./처절한 노동 현장, 세월호 아이들이 있는 곳,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는 곳…/그런 현장에 남고 싶어./몸이 하나라 광화문 촛불에 못 가면 마음이라도 가 있어야지./현장에 있다가 마감하는 삶./바로 그 길 위에."(문정현)

편집진이 2016년 여름부터 올해 2월까지 두 사람과 나눈 대화를 시와 아포리즘의 형식으로 정리했다. 책의 수익금은 비정규노동자쉼터 '꿀잠'을 위해 사용된다.

오마이북. 144쪽. 1만5천원.


▲ 군주론·만드라골라·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 1531년 출간된 니콜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 중 문학 작품으로 보는 관점에 따라 번역한 책.

역자 이종인 씨는 "기존의 '군주론' 번역서들이 마키아벨리의 도덕성 여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군주론'을 하나의 문학적 텍스트로 파악하면서 이 책의 주인공으로 체사레 보르자를 내세우고 이어 그를 통한 포르투나(fortuna.운명), 비르투(virtu. 군주의 힘, 역량, 능력), 네체시타(necessita. 상황적 필요, 필연)의 3각관계를 조명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한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형상화해 쓴 희곡 '만드라골라'와 군주론의 후속격인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도 같이 묶었다. 마키아벨리의 진의를 입체적으로 파악하자는 취지다.

연암서가. 360쪽. 2만원.

▲ 나는 가드너입니다 = 박원순 지음. 에버랜드의 가드너(gardener. 정원사)인 저자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서쪽에 있는 롱우드가든에서 체험한 가드닝(정원가꾸기)과 아름다운 정원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에세이.

빅토리아 수련이 활짝 핀 '물의 정원', 여러해살이 식물(숙근초)이 자라는 '페레니얼 가든', 갖가지 양치식물이 있는 '고사리정원', 지중해 기후의 식물을 모아놓은 '지중해 정원' 등 롱우드가든의 10개 정원을 소개하며 정원을 가꾸는 가드너들의 사계절을 그려낸다.

저자는 원예학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 정원과 함께 하는 삶을 위해 제주도로 떠났다. 이후 여미지식물원에서 4년 가까이 일하며 가드닝 실무를 익히다 체계적인 가드닝 수업을 위해 롱우드가든의 국제 정원사 양성과정을 밟았다.

민음사. 288쪽. 1만7천500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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