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제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지점에서 진도 5.4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대전, 세종, 충남·북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진동을 느낄 정도로 충격이 컸다. 포항지역에서는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담벼락이 부서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놀란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대전과 충남소방본부에도 지진을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전화가 폭주했다.

포항에서 발생한 진도 5.4규모의 지진은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지진이다.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재차 확인시켜줬다. 경주 지진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기도 전에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다시 발생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오는 것 아니냐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주 지진의 학습효과 등으로 시민들의 안전의식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 직후 지진발생 사실과 여진 등 안전에 주의하라는 긴급 재난문자를 신속히 발송함으로써 시민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 문자는 경북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전해졌는데, 대전지역에서는 재난문자를 받자마자 진동이 느껴졌다. 시민들은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기거나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등 대피 요령에 비교적 잘 따랐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상당한 규모의 지진이 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대비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란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지진 결과가 극명히 보여준다. 진도 7.3의 강진이 이란과 이라크 국경지대를 덮쳐 현재까지 500여명이 목숨을 잃고 80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실하게 지은 건물이 무너지면서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건축물이나 교량 같은 공공시설의 내진율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내진 설계가 의무화되지 않은 2005년 이전에 지은 3층 이상 개인 건물은 특히 지진에 취약하다. 내진보강 작업을 서둘러야겠다. 시민들도 항상 경각심을 갖고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 지진 발생 때 잠깐 관심을 갖다 이내 언제 그랬냐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자연의 심술을 막을 수는 없지만 대처여하에 따라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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