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수 충북고등학교 교장
[시선]

최근 충북도교육청의 행복씨앗학교 신규 지정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성적이 떨어진다느니 학생들의 지나친 자유로움 때문에 생활지도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재직하는 학교는 행복씨앗학교에 신청해 교직원 74%의 찬성으로 선정됐고,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가상시나리오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어느 강 유역에 원시부족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백인들이 나타나 그 인근 상류에 거대한 댐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10년쯤 후 댐이 완성되면 강물이 말라 그들의 생활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텐데, 이를 모르고 그들은 여전히 후손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 사냥하는 법, 농사짓는 법 등을 가르쳤다. 어느 날 갑자기 댐이 완성되자 그 원시 종족과 그들의 문화는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비록 가상의 시나리오이지만 환경 변화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할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가를 비유적으로 말해주며,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의 후손을 어떤 방식으로 교육시켜야 하는지를 묵시적으로 묻고 있다.

행복씨앗학교에서 추구하는 혁신교육은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에서 교육의 방향이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첫째, 4차 산업시대에는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의사소통, 공동체 참여 등의 역량을 요구한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 교육이 힘써 왔던 지식 전달식 교육으로는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 인구 절벽시대에 태어나는 우리 자녀들은 국가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볼 때 매우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다. 따라서 단 한 명도 낙오자가 없이 자신의 능력, 소질, 적성에 따라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셋째,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듣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말하고 글로 표현하고, 동료, 선생님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메타인지(초인지)를 길러야 한다. 넷째, 교사들은 이제 교육과정을 프로그램 형에서 프로젝트 형으로 전환해 창의적으로 토론, 협력함으로써 문제해결능력을 획기적으로 신장시켜야 한다. 다섯째, 수업은 일제식에서 협동적 배움으로 성장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 여섯째, 평가는 결과중심의 양적 평가에서 과정중심의 질적 평가로 전환해 교육의 성과를 높인다. 일곱째,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창출해 집단사고를 중시하며, 학생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과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상과 같이 혁신교육은 현재 70% 이상을 차지하는 수시전형에도 큰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비록 객관식이기는 하지만 과거 학력고사와는 달리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유리하다고 본다. 다시 말해 지식과 정보를 활용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 평가에 적합하다.

학생들의 창의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협력적 문제해결능력, 생태적 민감능력 등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의 교육혁신 운동이 이를 증명한다. 이제는 학생들 간의 협력과 소통,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존중과 배려를 통한 교육, 즉 교육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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