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훈 대전동부소방서 서장
[투데이춘추]

바쁜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보유대수는 매년 3%이상 꾸준히 증가해 2017년 상반기에 2199만대로 자동차 1대당 인구비율이 무려 2.3명에 이르렀다. 도시로의 인구집중과 자동차의 증가는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으며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한 불법 주·정차의 증가와 맞물려 소방차의 출동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대전의 경우 자가용의 교통 분담률이 서울의 2배 정도인 55%로 소방차의 출동여건이 서울에 비해 2배정도 열악할 뿐만 아니라 연평균 6만여건의 119구급차 출동건수를 고려해 볼 때 출동여건은 그 이상으로 열악하다. 이는 화재와 응급환자 발생시 초기대응을 무력하게 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 화재와 응급환자 발생시 초기대응이 중요함은 이제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화재 발생 후 5분이 경과하면 연소 확대로 초기진압에 어려움이 따르고 응급환자의 경우는 5분이 경과하면 심정지와 호흡곤란으로 뇌손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방차와 구급차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방차 길 터주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에 최근 소방청과 일선 소방서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60%는 길 터주기 방법을 모르고 있고 40%는 길 터주기 필요성을 아예 느끼지 못하고 있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교차로, 일방통행로, 편도2차로를 운행 중인 차량은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하고 편도 3차로 이상을 운행 중인 차량은 소방차가 2차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1차선은 좌측으로 3·4차선은 우측으로 정지하면 된다. 소방차량의 긴급출동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거나 진로를 양보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 6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방차 길 터주기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동참한다면 최후의 카드인 법률 방망이는 잠시 넣어두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나 기적과 같은 일들을 언론을 통해 여럿 보았다. 허나 더 이상 기적이 아닌 상식으로 통하는 운전문화가 정착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할 때이다. 안전을 위한 작은 실천 소방차 길 터주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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