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식 충북남부보훈지청 보상과
[시선]

오는 17일은 78회째를 맞이하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법정기념일로 표시돼 있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날을 잘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순국선열이란 용어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4조에 의하면 순국선열(殉國先烈)이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 반대나 항거로 인해 순국한 분으로, 그 공로로 건국훈장, 건국포장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분을 말한다.

그리고 '순국선열의 날’이란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순국선열의 날을 17일로 정한 것은 일제에 의해 을사늑약이 체결됨에 따라 실질적인 국권을 상실한 1905년 11월 17일을 전후해 수많은 애국선열이 국권회복을 위해 순국 희생된 것을 잊지 않기 위함이며 을사늑약의 치욕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순국선열의 날을 기념하면서 지금의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해준 순국선열들을 기리고,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나라를 사랑하는 정신을 본받고, 을사늑약의 치욕과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과거 우리 민족이 국권을 빼앗기고 일제의 무단통치에 신음할 때 수많은 선열들이 국내외 지역에서 다각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끊임없이 투쟁하다 전쟁터 또는 사형장에서 순국했다. 선열의 순국정신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정신이며, 민족혼으로 승화돼 우리를 지켜낸 원동력이다.

국가보훈처는 매년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하며 각종 기념행사를 거행해 오고 있지만, 아직도 이날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우리가 누리고 있는 번영과 풍요로움이 예전부터 항상 있었던 것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는 듯하다. 나라를 유지 발전시키는 힘은 그 나라 국민의 정신문화에 의해 결정된다는 교훈을 우리는 잘 알아야 한다. 또한,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나라사랑 정신이야말로 역사 속에 살아 있는 민족정신의 근원이며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순국선열들께서 보여주신 고귀한 나라사랑 정신을 소중한 정신적 가치로 여겨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순국선열의 희생과 공헌을 바탕으로 이룩된 것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일제 36년이라는 치욕의 역사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현재 한반도에 대한민국이라 칭하는 나라가 존재하지 못할 수 있었던 위기 속에서 민족의 자존을 지키고 조국의 광복을 찾았을 수 있었다.

다가오는 순국선열의 날, 우리의 선열들이 그러했듯이 죽음보다 더한 가치를 위해 당당히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던 기개야말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풍요롭게 한 밑거름이다. 무엇보다 자신 있게 죽음을 맞이했던 앞서간 선열들의 순국에 대한 스스로의 마음 속 깊은 성찰이 있기를 바라며 순국선열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위국헌신 정신을 기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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